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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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무렵이었다. 서울의 모든 정류장들이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정류장이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모두들 탈진해 있었다. 회사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리니. 오늘도 파김치가 되어 아무런 불평 없이 집으로 돌아가리라. 오늘도 마누라는 침대가 꺼지도록 한숨을 쉬리라. 오늘도 치욕적인 발기부전증은 치유되지 않으리라. 오늘도 몰수된 젊은 날의 꿈들은 반환되지 않으리라. 오늘도 실종된 자아는 되돌아오지 않으리라. 오늘도 회사가 그대 입에 풀칠을 해주나니. 회사에 날마다 경배하리라. 그들의 얼굴에 쓰여 있는 퇴근일지 들이었다-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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