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귀는 거짓말을 사랑한다 - 시인 박후기 산문사진집
박후기 지음 / 가쎄(GASSE)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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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례한 사람은 마치 허락 없이 남의 서랍을 뒤지는 것처럼, 사랑이라는 이유로 상대방의 마음을 온통 어지럽게 뒤집어 놓곤 한다. 그런 당당함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최소한 그런 행동이 사랑의 영역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뺨을 맞기도 한다. 그런데도 아무런 일 없었던 것처럼, 울면서 마음을 추스르는 우리는 누구인가?-27쪽

삶이 감동만 이어지는 건 아니다. 감동과 서러움과 기쁨과 후회와 서글픔이 우리와 한방을 쓰며 살아가듯이, 그 맵고 씁쓸하고 달콤하고 아린 것들의 바닥에는 눈물 방이 있다. 슬퍼도 눈물이 흐르고 기뻐도 눈물이 흐른다. 사랑하는 이가 떠나도 눈물,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도 눈물, 슬픈 영화를 보다가도 눈물을 흘린다. 가끔, 길을 잘못 든 불행이 눈물의 방을 두드리기도 한다-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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