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힘껏 껴안다 - 러블리 온 더 산티아고
문종성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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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다!"
산티아고 순례여행길에 쓴 저자들의 책을 몇권이나 읽었던가.. 열권 내지 아니 그 이상은 읽었던 것 같다. 그 순례길에 우리 나라 사람들은 특히 많았던 것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걸었을 그 길들을 마치면 어떤 것들을 가질 수 있을까. 한때는 많은 생각을 했었고. 각기 다른 저자들의 글들에서 그 환희를 따라 느꼈다.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들.. 나는 언제 한번 가볼수 있으려나. 걷기를 좋아하는 신랑과 나도 죽기 전에는 꼭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이라고. 길이 될 것이라고.. 또 한번 이 책을 읽기 전 그 다짐을 되새기며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은 그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문종성 씨도 걸었다. 그런데 그는 혼자 걷는 것이 아닌 자전거와 함께 했다. 그가 지어준 자전거의 애칭 '양념 반 프라이드 반'에게는 60kg의 무거운 짐과 함께 말이다. 길 위에서 걷는 사람들은 일소한다. 혼자 걷기도 힘겨운 길에 자전거와 함께 하다니. 어떤 이는 비웃었고, 어떤 이는 대단하다고 말해주었고. 또 어떤 이는 그 길을 함께 걸어 주었다. 7년 2개월동안 그는 112개국을 자전거로 세계 일주한 사람이었다. 그 타이틀만으로도 얼마나 대단하던지. 나로서는 시도해볼 용기조차 못했을 것이다. 예전에 자전거를 대여해서 경주 일대를 도는 것만으로도 힘든 하루였었는데, 1년도 아니고. 7년이라니.. 그 오랜 시간동안 그에게 남겨진 것들은 얼마나 또 대단할런지. 그의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의 글들은 뭐랄까 집중하게 되면서 신선했다. 잘 접하지 않았던 단어들이 나와서 상큼한 샐러드를 먹는 맛이랄까. 예봉, 옹송그린다. 뱅싯거리다. 모지락스레. 이런 단어들. 그렇지 않은가?

자전거로 세계 일주를 하면서 늘 그는 혼자였지만 다시 한번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 서기로 결심한다. 오롯이 혼자가 되기 위해. 다시 한번. 이 책은 순례 32일 차의 이야기가 담긴 이야기다. 콜라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그에게 순례길에 콜라는 없어선 안되는 한줄기 빛이였다. 그가 콜라를 한모금 마실때마다 터지는 탄성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후훗. 자전거로 걷는 순례길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의 자전거를 밀어주고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힘들게 그가 걸으면서 느꼈을 그 길을 나는 편하게 책상위에 앉아 읽고 있음이 미안해졌다. 이 책을 읽고 나의 꿈도 조금 더 가까워졌기를 바래본다. 그는 여행을 계속하고 있을까? 또 다시 혼자가 되기 위해서? 그의 '양념 반 프라이드 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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