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십여 년간 공부를 거듭한 끝에 사회에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운 공부는 아는 것에 아는 것을 더해온 것일 뿐. 성찰과 자유를 위한 공부가 아니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뛰어넘어 생각과 가치의 틀, 즉 사고의 패러다임을 다시 짜야 한다. 공부가 더욱 깊어져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새로워지는 순간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못보게 된다-141쪽
적극적으로 독서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나 중요하지만, '교양서'와 문학서와는 그 자세가 달라진다. '교양서'를 읽을 때에는 눈을 언제나 매처럼 빛내며 금세라도 습격할 수 있는 태세로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시나 소설을 읽을 때에는 이래서는 곤란하다. 그 경우에는, 말하자면 적극적인 수동이라고도 할 만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읽을 때는, 이야기가 마음에 작용하는 대로 맡기고, 또 그에 따라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내맡겨두지 않으면 안 된다. 즉, 무방비로 작품을 대하는 것이다.-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