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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만나요 - 책으로 인연을 만드는 남자
다케우치 마코토 지음, 오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1월
절판
중학교때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를 졸업할때까지 책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을 뻔질나게 들락 거렸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나의 책을 사서 본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던 시절이었고, 도서관에 한번 갈때마다 5권 대여가 가능해, 도서관을 나설때 가방을 꽉 채운 그 든든함이 좋아서 집에 도착하자 마자 씻고 책을 넘기던 그 시절. 나도 도서관의 향이 좋았다. 공부하는 곳보다 책장 가득 책이 있던 그 열람실이 좋았는데. 아마 나처럼 도서관을 좋아하시는... 또 좋아하셨던 분들이 읽으면 이 책을 아마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좋아하시는 분들 또한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의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조금 횡설수설하는 이야기들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었다. 한 커플의 이야기와 한 남자 작가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데, 그들이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인지, 아니면 각기 다른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인지 혼란스럽지만, 조금만 그들 각자의 이야기는 재미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읽어나가다 보면, 금새 이야기의 진위를 알아낼수가 있다.
미용실에서 만나게 되는 한 커플의 이야기는 책을 좋아한다는 같은 공감대를 가지고, 나를 부럽게 만들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내 오래된 연인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서 이 책 속 주인공들이 살짝 부러워졌다. 이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함께 읽었으며, 그의 책 속 자취를 찾아 여행을 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자신이 작가가 된 이야기와 도서관에서 밤을 보내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잇는 한 남자 작가의 이야기가 또 내 마음을 끈다.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아서 책을 읽는 도서관의 느낌은 어덜까. 밤의 희미한 불빛속에서 책의 향을 들이마쉬며 하룻밤 보내는 느낌이란... 이 세사람의 이야기와 하루키 작가의 이야기가 함께 해 책을 더욱더 깊이있게 만든다. 우리도 도서관에서 만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