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식인의 죽음 - 김질락 옥중수기
김질락 지음 / 행림서원 / 2011년 11월
품절


너무나 자유스럽다는 것은 반드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할 일이 없다는 것을 자유라고 생각하거나 할 일이 없기 때문에 게을러졌다고 주장하는 따위는 모두 옳다고 할 수 없다. 자유를 가리켜 모든 필요가 충족된 상태라고 우겨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모든 것을 제멋대로 해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자유를 억압당하고 자유를 빼앗긴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것은 더욱 슬픈 일이다.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이 이유 없는 반항으로 스스로 자폭하거나 걷잡을 수 없는 사상의 방랑자가 되는 것은 반드시 우리의 현실이 절망적이라거나 우리의 불행이 역사적 유산이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86쪽

따지고 보면 인간의 지혜란 대단한 것 같으면서도 무력하고 하잘것없다. 무엇이 옳고 그런가 하는 진위판단을 함에 있어서 인간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여 왔던가. 우리는 어떤 사물을 남에게 들었다는 것을 자기 신념의 기준을 삼아서는 안되며 오히려 그것을 전혀 듣지 않는 것 같은 위치에 자기 자시늘 두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믿지 않도록 되어야 할 것이다. 믿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대한 일이다.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믿게 하는 것은 우리 자신에 대한 동의이고 우리의 이성의 흔들리지 않느 소리라야 하며 결코 타인의 것이어서는 안된다-1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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