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식인의 죽음 - 김질락 옥중수기
김질락 지음 / 행림서원 / 2011년 11월
품절


김질락. 한 인물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그는 북한한의 무력남침에 대비한 사전 공작으로 조직된 단체인 통일혁명당 사건의 핵심부였고, 39살의 나이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형 당한 사람이다. 이 책은 그의 옥중에서의 적은 고백록 형식의 글로, 이번에 다시 재발간 되었다. 그가 잘못된 생각을 하고 행동한 것을 옥중에서 뉘우친, 단순한 고백록인줄 알았는데, 그것을 차지하고서, 나는 무엇보다 그가 북한에서 보낸 약 20일간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살이 되기 전까지 나는 언젠가는 통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 아니. 희망? 을 가졌었는데, 20살이 된 이후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난후 통일에 대한 생각은 점점 무뎌져 버린 듯하고, 통일은 안 될 꺼라는 생각을 했고, 통일은 이뤄져선 안되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써내려간 북한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읽으면서.. 그냥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민족이지만, 같은 것을 누리지 못하고 사는 그들에 대해서... 안타까웠다. 김질락이라는 한 인물에 관해서보다는 여러가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수 있었던 책이 아니었을까 한다.

어렷을적부터 자신의 삼촌인 김종태 라는 인물로 상당한 영향을 많이 받아온 김질락씨는 이 공산주의혁명도 그로부터 영향을 받은것 같아 보인다. 삼촌으로부터 <청맥>이라는 잡지의 발간을 권유당한 그는 서울로 올라와 삼촌 김종태와 함께 사업을 하게 된다. 그는 삼촌을 경멸했지만, 그와는 조금 다른 민주적인 방식으로의 공산주의를 생각하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게 되는데.. 어느날 삼촌은 북으로부터 그와 이민규를 북으로 올려보내 교육을 받게 하라는 지침이 왔다는 것을 전해듣고, 북으로 가게 된다. 여기서 그 과정이 상당히 놀랍다. 북한이 아무렇지도 않게 남한을 왔다갔다 했었다니...

사실, 이 책의 초반부는 상당히 지루하게 흘러갔다. 김질락씨 본인이 어떻게 <청맥>의 잡지를 발간하게 되었는지, 김종태 삼촌과의 이야기와 정치적으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의 사귐등을 이야기하는 글이어서, 내용도 살짝 어려워서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는데, 그와 이문규가 북으로 가면서,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워진다. 실제 북의 생활과 상층의 생활을 읽을 수 있었으니까..

북으로 간 김질락씨의 눈으로 본 생활은 그가 생각했었던 그런 생활들이 아니었다. 남한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무척 가난하게 살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의 생각보다 더 심했고,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고 한다. 한낮의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고,(모두 해뜨기 전부터 일을 하러간다.심지어 여성도 삽을가지고 아침일찍 일하러 간다.) 어느 날 강변에 멍하게 앉아 있는 한 학생의 얼굴에서는 어두움밖에 없었다. 그가 본 북한의 생활.. 참담했다.. 그리고 그는 책의 마지막에 자신의 죄를 뉘우친다고 적혀 있었다. 아마 이 글이 세상에 나왔을때 많이 놀라웠을 것 같은데.. 사실 나는 지금도 놀랍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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