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면 없어라 - 김한길 에세이, 개정판
김한길 지음 / 해냄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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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1982년도에 시작해 1983년까지 문예지에 연재한 원고인 <미국일기>로 출간한 것을 제목을 바꿔 이번에 새로 책으로 내신 것이 이 책이다. 김한길 작가는 익히 잘 알고 있는데도, 그의 책들 중 마땅히 기억에 남지 않는 것 한 권이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지만 이제는 이 책이 그의 이름과 함께 <미국일기> 라는 제목으로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그가 군에 입대하고 4달간 쓴 일기인 <병정일기>와 졸업을 앞둔 작가가 쓴 <대학 일기> 두편이 더 실려 있어 읽는 재미에 쏠쏠함을 더 해준다.

한국을 떠나야만 했던 그 시절. 김한길 씨는 뭐랄까.. 우울해 보였다. 아내와 함께 떠난 미국. 그곳에서 그는 아내와 함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전전했었고, 주유소 밤일과 햄버거 집에서 쿡 헬퍼를 하며 돈을 벌었고, 공부까지 겸했던 그 시절동안의 일을 하루하루 간간이 일기로 남긴 것이 이 <미국 일기> 에세이다. 그의 진솔하고 짠한 이야기에 마음이 와닿아 한 남자의 일기를 읽는 것이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라는 생각을 했다. 꼭 그의 집에 침투해서 구석 한켠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김한길 작가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기분으로 읽었던 것 같다.

이혼한 첫아내와의 미국생활. 그 두사람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는데... 이유는 적혀 있지 않은 제일 마지막의 그들의 이혼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지만. 아이를 가지고, 낯선 곳에서 시작한 그들의 결혼 생활. 그 추억을 회상하게 만들 이 <미국 일기>가 그에게는 참으로 뜻깊은 글이 될 것만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주유소 밤일에 관한 것이었다. 조금만 기름을 넣어달라는 외국인. 무수히 밤거리를 걷는 몸을 파는 여자들. 급여를 미루는 사장과의 한판승부. 등등. 그가 미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하는 이 일기는 허전한 가슴을 이야기함이기도 하거니와, 그의 행복했던 시절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오랜만에 읽는 남자의 일기.. 그리고 그 미국생활. 재미있게 빠져들며 읽었던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왠지 모를 외로움에 사무쳐야 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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