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가방 속의 책
정진국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8월
품절


예순아홉살의 로즈는 트렁크에 책을 가득 넣고, 해안도로를 여행한다. 혼자서. 가장 많이 책을 가지고 다녔던 사람중의 한명이라는 그녀. 아니 그 할머니.. 멋있었다. 아주 오래 전이었던 그때 여자가 운전한다는건 정말 정말 드문 일이었다. 특히나 나이든 할머니께서 혼자 트렁크에 책을 한 가득 넣고, 해안도로를 차를 몰고 여행을 떠나는 일. 상상만으로도 나를 기분좋게 만들었던 그녀의 용기. 다 제치고 이 책에 나온 사람들의 여행중에 최고였다.

여행이란.. 내가 살고 있는,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곳으로, 다른 세계를 느끼기 위해 떠나는 것이다. 다른 곳을 보기 위해 가는 여행길에, 왜 책을 가지고 떠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물며, 한 권도 아닌 무거운 짐이 될 책을 여러권 들고 떠나는 사람들이 이해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여행을 떠날때 책 한권 이상 들고가는건 또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여기 이 책에 여행을 떠난 16명의 사람들 가방에는 책이 두둑하게 있었다. 그들은 책을 싸들고 가기도 했지만 여행 중에 타인에게 책을 빌리기도 한다.

습관적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책을 가지고 다닌다. 정진국 작가가 소개하고 있는 이 16명의 사람들은 현재 생존하고 있지 않은 아주 오래된 사람들이다. 그들이 여행을 하며, 그 여행중에 읽던 책들 이야기와 인물들 그리고 그 여행길에서의 이야기를 썼던 책들을 읽고, 소개한 책인데, 처음 서두부분은 여행길에 책을 한가득 들고 떠난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흥미를 끌었지만, 조끔씩 읽기에는 집중력이 흩어지기도 헀다. 그들의 여행은 이어지지 않고,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중반이후를 넘어서서 좀 더 집중하께 되었고, 로즈할머니의 이야기에 가서는 꽤나 흥분했었다.

여행과 여행가방 속의 책이야기로 이어진 16명. 좀더 책 이야기가 많이 있지 않음이 못내 섭섭했지만, 그래도 나의 기분을 환기시켰던 책이었음에.. 기분이 좋아졌다. 책과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오래전 사람들의 여행과 그들이 가지고 갔던 책들의 이야기를 조금은 신선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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