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 서두른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느린 걸음이 잰 걸음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무슨 일이든 천천히 하더라도 빈틈없이 준비해서 실 수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오히려 빠른 법입니다. 분기충천한 나머지 제대로 준비도 하지 않고 덤볐다가는 파멸을 불러오기 십상이라는 건 대군께서도 잘 아실 것입니다. 받는 소는 소리치지 않는 법이지요. 지금은 분에 못 이겨 발을 동동 구르기보다는 눈을 크게 뜨고 멀리 내다보면서 바다 건너 나라들의 눈부신 문물을 재빨리 받아들일 때입니다. 이제 명분 나부랭이는 걷어 치우고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 살펴서 민생 개혁을 추진해야 합니다. -4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