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리에게 단계마다 즐길 수 있는 많은 것을 주지만 우리는 자신의 목표 때문에, 어쩌면 자신이 정한 욕심 때문에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주어진 인생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 또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에서도 고통을 받아들여야겠다고 생각했다-116쪽
그런데 그렇게 빨리 가야 할 필요가 있는가? 나는 항상 열정적으로 삶을 이끌어나가는 엄마 덕분에 당연히 나도 모든 일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것이 옳다고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내가 모르고 지나쳤던 한 가지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 말하자면 현재를 좀 더 즐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것과 틀린 것은 엄연히 다른 건데 말이다-118쪽
물론이지. 어쩌면 결혼은 희생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어. 일정 부분 사실이기도 해. 하지만 살아가다 보면 남편은 나의 젊은 시절을 기억하는 유일한 남자더라. 그리고 전적으로 내 편이잖아. 인생을 살면서 절대적인 내 편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그거 모르지? 또한 결혼이 부부가 함께 행복하자는 게 목표지만 남편은 내가 행복하기를 바라는 또 다른 형태의 부모 같은 존재거든. 그리고 내가 늙어가는 것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존재이고, 또 늙어가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봐 주는 사람이야. 그러니까 결혼은 그런 사람을 얻는 거지-189쪽
엄마는 인생의 짐도 삶ㄹ의 후반부에 가서는 내려놓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초반에는 우직하게 메고 가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나중에 인생을 즐기고 후련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맞는 말 같은데 인생의 후반부에 가기 전까지 아직은 짐을 무겁게 지고 가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두렵다-199쪽
카미노는 인생과 같다. 필요한 것이 많다고 생각하면 짊어지는 것도 많다. 카미노에서도 인생에서도 항상 과제가 있다. 항상 그렇듯이 그 과제는 수행하기에 그리 만만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과제에 집중하지 않으면 금방 놓치게 되므로 앞만 바라보며 가게 되는 것이다. 오로지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 위해서 말이다-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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