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1년 7월
구판절판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내용의 책을 연달아 읽게 되었다. 소설인데도 말이다. 아내에게 남편이 어느날 이혼하자고 한다. 그리고, 겪게 되는 여자들의 시간. 시간들.. 바로 앞에 읽은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라는 책이 그런 내용이었는데, 우연찮게 바로 다음 책이 또 그와 같은 내용이다. 아이가 둘인 결혼 15년차 부부. 어느날 남편 마리오는 아내에게 이혼을 하자고 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아내의 힘겨운 시간들. 두 여자가 이혼을 겪은 후 보내는 시간들과 고통들에 관련된 내용이다. 그런데, 두 사람이 그 시간들을 이겨내는 내용은 사뭇 다르다.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의 주인공은 마찬가지로 힘든 시간들을 보내지만, 그것을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제목처럼 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고. 스스로 이야기한다. 그리고 나의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결정권을 가진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내 자신이라고 용기를 가지는 여자였다. 정말 속은 그렇지 않아도 용기를 내려고 하는 여자. 그러나 이 <홀로서기> 속의 아내는 정반대다. 남편 마리오가 이혼을 하자고 말한 그 순간부터 그녀의 평정심은 무너져간다. 내 모든 것을 송두리째 잃어버렸고, 이젠 돌이킬 수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여덟살때 옆집 여자가 그토록 평온하고 행복하게만 보였던 부인이, 남편과의 이혼후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채 자살을 했던 기억을 안고 산 여자였다. 자신은 결코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내내 그 기억을 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스무살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난 것이다. 그것도 그녀가 아는 여자아이와..

남편이 없는 빈 공간에서 그녀는 윗집 음악가 남자와 마음에도 없는 하룻밤의 관계를 가지고,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모든 것에 마음을 쏟지도 못한 시간을 보낸다. 정신이 나간 상태라고 해야 할까. 남편이 없는 공간은 그녀 자신도 없다는 듯이.. 얼빠진 상태로 하루하루 보내는 그 시간들을 보여준다. 그렇게 그녀는 홀로 서기도 아닌 괴로운 시간들을 보내면서, 그 어릴적 여덟살 기억속의 옆집 부인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의 어두운 표정들과 그 기억들을...

하지만 그렇게 괴롭고 제정신이 아니었던 그녀도 시간은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 놓기도 한다.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면서 그녀는 냉담해질수 있었다.. 홀로서기는 그렇게 제대로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 조금은 많이 우울했던 책이었다. 한 여자가 이렇게 한 남자 때문에, 비참한 생활을 해야 한다니 싶어서... 혼자된 여자의 새로운 홀로서기의 시간들.. 조금은 우울할수도 있으니 주의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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