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허수연 지음 / 토트 / 2011년 8월
절판


요즘 J의 화두는 독립심이다. 상대에게 무언인가를 얻고자 하는 보상 심리 없이 완벽하게 홀로 선 둘이 만나 서로를 사랑한다면, 그건 어떤 빛깔의 사랑이 될까? 온전히 홀로 서는 것, 그리고 남을 사랑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이뤄낼 수 있는 것일까? 어찌 됐건 J가 혼자 살고 싶어한다. 독립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63쪽

누군가를 돌보느라 자신을 가꾸지 않는 사람을 위해서 외친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과 나 자신을 가꾸는 일은 분명히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상대를 돌보는 것이 내 삶의 목적이 되어 버린 사람아, 퍼부어 주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잃을까 두려운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 조건이 붙는 사랑도, 상대를 돌보느라 나 자신을 가꿀 틈이 없는 사랑도 사랑이 아니다-151쪽

삶이란, 내가 중심이 되어서 커다란 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아닐까? 내가 그리는 원이 찌그러지지 않으려면 모가 난 부분을 찾아서 부지런히 앞으로 밀고 나가야 한다. 이 작업에는 끝이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세상은 색깔과 크기, 냄새 등이 서로 다른 무척 다양한 원들로 가득하다.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낫다는 식의 비교는 나다운 원을 그리는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보자.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다채로운 원들이 둥실 떠다니는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155쪽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를 버리는 과정은 혹독하다. 그러나 일단 기대를 버리고 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 편안함은 아주 깊고 고요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무엇을 하려고 하던 간에, 위로와 격려의 눈길을 보낼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런 편안함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164쪽

결혼한 사람, 결혼하지 않은 사람, 아이가 있는 사람, 아이가 없는 사람,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등 선택 가능한 삶의 모습은 다양하다. 나는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낫다는 식의 편견을 버린다. 절대적으로 나은 선택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선택 후에 내가 취하는 태도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다고 해서 제 몸뚱이만 챙길 줄 아는 이기적인 여자로 몰아 세우지 마라. 불행해 보이는 중년이라고 해서 전부 세컨드를 둔 것도 아니고 이혼을 했다고 해서 참을성과 인내심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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