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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
허수연 지음 / 토트 / 2011년 8월
절판

사랑에 아픔을 겪은 사람들... 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셨으면 좋겠다. 사실 이 책은 저자의 일기이자 에세이집이다. 남편 J에게 이혼하자는 말을 들은 8월 9일부터 11월 2일까지 하루하루 날짜별로 그녀의 일기가 적혀 있다. 그런데, 저자는 책의 끄트머리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나는 저자의 에필로그부터 먼저 읽는 버릇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을 독자들이 자기계발서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쓰여 있다. 남편으로부터 이혼하자는 말을 듣고, 상처를 받고, 이혼을 하는 과정을 그린 한 여자의 일기장일 뿐인데, 무슨 자기계발서???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읽으면서. 아...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를 말하는구나.. 라는게 와닿았다. 자. 어떤 종류의 자기계발서일까. 궁금해지지 않으신지?
결혼 8년차 이 부부.. 남편 J는 외국인이다. 여기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은 한국. 어느날. 그러니까, 책이 시작하는 날짜인 8월 9일 J는 그녀에게 혼자 살고 싶다고 말한다. 이혼하고 싶다고. 아직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지만, 헤어지자 한다. 온전히 홀로.. 서로 각자 책임감과 독립심을 가진채 사랑한다면 어떨까? 라고 말이다. 처음엔 이 남자, 뭐야? 바람핀거 아냐? 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이 문구에 한참을 생각했었다. 온전히 홀러. 서로 각자 책임감과 독립심을 가진채 사랑한다면. 라는 문구를.
그리고 그녀는 J와 이혼을 한다. 그녀는 번역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그녀는 작가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녀는 친정엄마의 집으로 잠시 내려가 있는다. 집을 얻기엔 아직 돈이 없었기에. 그러나 J와 그녀는 이혼을 했는데, 서로 사랑했다. 이게 참 내내 아이러니했다. 그녀는 그와 이제 함께 살지 못한다는 거에 상처를 받으면서도, 그녀의 일을 해 나가고, 거기서 용기를 가지면서도 또 내내 울기도 한다. 정말 J의 말처럼, 각자 책임감과 독립심을 가진채 사랑하기 위해서 인가.. 라는 생각도 해봤다. 어쩌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홀로 서면서 J에게 집착을(자신에게 왜 헤어짐을 선고했는지) 하는 자신을 경계하면서도 번역일을 하고, 요가를 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한달 한달 시간을 보낸다. 마지막 부분에 J에 의해서 약간의 반전이 있다. 그런데 그건 그녀에게 이제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번역일을 하느라 하루 8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 떨구는 눈물을 수없이 닦았지만, 그녀는 마지막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가 동의하거나 허락하지 않는한, 누구도 내 마음의 평화를 깨뜨리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상대편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근데, 정말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은. 내 마음의 평화를 깨뜨릴수 있는 사람은 나의 허락을 맡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라는거. 그러니 내 마음이 항상 결정권을 가지고 있다. 책의 분위기는 많이 우울하다. 어쩌면 연인과 헤어진 사람이라면 더 우울해질수도 있는데, 마지막의 이 글을 보고 뭔가 반짝거렸다. 매일 울고 J를 못 잊어하고, 마음 약한 그녀가, 실은 엄청 강했다는거. 아니, 강해졌다 인가. 저자가 말한. 이 책이 자기계발서이고 싶다고 한 말은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훌륭한 자기계발서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