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청년은 양초처럼 꼿꼿이 서서 아가씨에게 당장 가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주인아저씨의 목소리는 더욱 부드러워진 반면, 그의 네모진 귀는 점점 푸르게 변해갔다. 여관 주인은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로 속살거리며 한참 동안 이야기했다-29쪽
첫째, 인생은 무의미하다. 둘째, 인간은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셋째, 절망하라! 넷째, 또 절망하라! 다섯째, 희망은 없다. 여섯째, 모든 것이 허무하다. 일곱째, 따라서 인간은 계속 살아야 한다!-111쪽
그 누구도 안토니아처럼 부르지 않았다. 안토니아처럼 호흡하지 않았고, 아무도 안토니아처럼 악절을 나누지 않았다. 안토니아는 음악 그 자체였다. 안토니아는 육체가 없었다. 안토니아는 영혼이었다. 높은 음에서는 거의 얼음같은 차가움이, 중간 음에서는 토요일 저녁의 목욕과도 같은 따뜻함이, 낮은 음에서는 거의 목이 쉰 듯하면서도 이루 말로 묘사할 수 없는 아름다운 슬픔이 배어 있었다. 그 목소리에는 안식이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젊은 음악가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이 세상에 기적이 있다면 그 기적은 인간의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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