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여왕
로버트 슈나이더 지음, 김해생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7월
절판


젊은 청년은 양초처럼 꼿꼿이 서서 아가씨에게 당장 가부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주인아저씨의 목소리는 더욱 부드러워진 반면, 그의 네모진 귀는 점점 푸르게 변해갔다. 여관 주인은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로 속살거리며 한참 동안 이야기했다-29쪽

첫째, 인생은 무의미하다. 둘째, 인간은 인생에서 의미를 찾으려 해서는 안 된다! 셋째, 절망하라! 넷째, 또 절망하라! 다섯째, 희망은 없다. 여섯째, 모든 것이 허무하다. 일곱째, 따라서 인간은 계속 살아야 한다!-111쪽

그 누구도 안토니아처럼 부르지 않았다. 안토니아처럼 호흡하지 않았고, 아무도 안토니아처럼 악절을 나누지 않았다. 안토니아는 음악 그 자체였다. 안토니아는 육체가 없었다. 안토니아는 영혼이었다. 높은 음에서는 거의 얼음같은 차가움이, 중간 음에서는 토요일 저녁의 목욕과도 같은 따뜻함이, 낮은 음에서는 거의 목이 쉰 듯하면서도 이루 말로 묘사할 수 없는 아름다운 슬픔이 배어 있었다. 그 목소리에는 안식이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젊은 음악가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었다. 이 세상에 기적이 있다면 그 기적은 인간의 목소리에서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3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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