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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 문도스 - 양쪽의 세계
권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4월

작가는 "이것은 여행기가 아니다." 라고 부르짖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 책은 여행기다!" 라고 말하고 싶다. 여행기가 아니면 무엇이랴? 각국을 돌아다니며 적은 그녀의 이야기가 나로 하여금 이토록 부러움과 시샘이 가득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데? 다만 그녀가 여행기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는 이 책이 여행에 관련된 내용뿐만이 아니라 예술. 책. 인생에 두루 관련된 이야기들을 포함하고 있어서였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인데, 흡사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읽는 듯했다. 괴테의 이 여행기에서도 여행뿐만 아니라 그 자신의 예술과 건축. 그리고 책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와서였다.
스페인 어로 '양쪽의 세계'를 뜻하는 책의 제목은 입속에서 느껴지는 굴림감은 '암-'과 '문-'을 발음할때는 딱딱하게 느껴지나 '-보스' '-도스'를 발음할때는 부드럽다. 예술가들은 양쪽세계 모두를 알고 그것을 느끼기 위해 노력한다는 말인데, 그것이 이 책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그만큼 예술에 관련된 내용이 많이 언급된다. 서른살인 작가는 정말 많은 나라를 여행했구나. 라는것이 책을 통해 팍팍 느껴진다. 부러움의 극치.. 9시에 출근해 6시 퇴근하는 직장생활이 아닌 나만의 삶을 살고 싶어서 여행을 자주 떠나는 그녀의 말이 상당히 멋있었다.. 아니 그 용기가 멋있었다. 우리 모두는 당장보다 미래를 위해 여행을 잠시 접어두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수많은 외국인들과 기본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그녀. 러시아 횡단 열차에서 만났던 사람들. 멕시코. 이해못할 행동을 보여줘도 해외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했다던 그녀의 말. 타국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예술의 모든 것. 책에 관한 그녀의 생각들을 속속들히 들여다 볼수 있었다. 재밌었던 점이 그녀가 논하는 책들(고전들이었다)을 내가 다 읽어보았다는 우연이 놀라웠다. 그래서 그 책들을 다시 한번 더 느낄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다. 한국 작가가 우리나라 말로 쓴 책인데도 이상하게 외국어로 쓰여진 번역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근데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단다. 여행을 끝나고 막 공항을 빠져나온듯한 느낌을 받으라고 이런 느낌이 들게 쓴 것이라고.
그녀는 여행기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나는 더 온전한 여행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괴테의 그 위대했던 <이탈리아 기행> 이라는 책처럼.. 괜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