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맞이한 여자들은 터닝 포인트를 꿈꾼다. 연애든, 결혼이든, 일이든. 자기 자신이든 이십대와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을 경험한다. 마음은 급한데 확 달라진 일상은 다가오지 않는 현실. 내 마음을 몰라준 채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세월이 안타깝고 분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기를.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어느새 나이에 알맞은 사람이 되어 있을 테니. 뭔가에 늘 쫒기는 것 같던 이십대에 비해 삼십대의 막내로서의 신선함을 조금 더 유지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게 될 테니-15쪽
뭘 해도 재미없는 날들. 그게 서른일지도 모른다. 다사다난했던 연애의 기억도, 뭔가에 대한 애잔함에 가슴을 쥐어짜는 일도없는 물 같은 시간들. 딱히 웃을 일도 없고 그렇다고 한숨 쉴 일도 별로 없는 그저 그런 날들이 어느새 진드기처럼 우리 옆에 붙어 있다.(-36쪽
두려움은 새로움을 싫어하고 즐거움에 낯을 가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다가올 모든 일들 안에는 걱정할 일보다 기분 좋은 일이 더 많을 거라고 믿어보는 건 어떨까. 그 믿음이 배신당하면 어떡하냐고? 아이들이 그렇듯 잠깐 시무룩해하다 툭툭 털고 일어나면 된다. 우리는 이런 시련의 시간 역시 금방 지나가리라는 것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안전장치는 걱정과 두려움이 아니다. 기대와 믿음. 그리고 어느 정도의 용기다. -75쪽
영화 속에서의 멋들어진 도피는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그들도 영화가 미처 비춰주지 않은 결말에는 이렇게 구질구질한 고민과 방황만 남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는가. 한 면만 보면 도저히 알 수 없는 것. 그래서 답답하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스릴 있는 것. 하지만 그 결말이 해피인지 언해피인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책임감이라는 것을 체득해 나가는 거겠지-111쪽
무라카미 하루키는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일이라고 했다.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남을 사랑할 수 있다는 얘기. 이는 나를 생각하는 만큼 상대방에 대해서도 진지해야 한다는 뜻일 거다. 그렇게 나를 걸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철없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나는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헤어지기 싫기 때문에 결혼하는 사람이고 싶다.-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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