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준비는 되어 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5월
구판절판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총12편의 짧은 단편들이 모여 있다.
다른 이야기인데도 똑같은 감성들을 가지고 있는 단편들이라고 하면, 너무 난해한 말이 되는가 싶어 머뭇거리면서 적고 있다. 처음의 사랑은 왜 점점 빛이 바래지는 걸까. 점점 더 조금씩 더 처음의 그 감정들은 사그라들고, 그 자리에 불신과 믿음. 그리고 마지막엔 헤어짐과 상처들로 남는다. 그래서 사랑은 더 빛나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12편의 이야기들은 이런 처음의 그 빛나는 사랑을 뒤로 하고, 지나간 사랑을 그리워하듯 생각하고. 그토록 사랑했던 사람을 이제는 힘겨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또한 사랑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여유롭게 한낮에 백화점에서 아들과 남편의 옷을 쇼핑하면서 지하 카페에서 느긋하게 마셔보는 한잔의 독한술을 마시는 기분. 남편에게 당신의 가족들을 정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싫어한다고 말하는 아내. 한때 우리는 그토록 사랑했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 왜 이런 관계로까지 오게 된건가. 라며 하소연하는 그 여자. 그때의 우리는 어디로 갔을까? 라며... 묻는다. 시어머니와 함께온 여행엥서 내내 바람핀 상대편 남자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며느리.

사랑은 그렇게 빛바랜채로 다시 기억속에 돌아와 있는다. 아니. 언제든 꺼내볼 수 있게 무섭게 뒷모습을 보여주며 다시 기억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고수같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사랑에 관한 슬픈 감성이 잘 묻어나는 단편이었다. 약간의 서운함을 느낀 단편들도 몇개 있었지만. 나름 단편집 치고는 괜찮았다. 사랑이 아니었다고 애써 부정하는 일 같은건 하지 말자. 그 기억만으로도 언젠간 그때 그 순간을 기억하며 회상에 젖는 시간이 분명이 올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조금 가라앉는 기분이 될성은 싶지만, 괜찮다. 그것도 나름대로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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