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 밑에는 시체가 묻혀 있다고 하잖아? 수련도 그래. 수련 밑에는 예쁜 여자애가 묻혀 있어. 연못 밑바닥 캄캄한 진창에 묻힌 예쁜 여자애한테서만 저런 아름다운 꽃이 피는 거야. 처음에 그렇게 말한 사람이 미노루였는지 와타루였는지 이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강하게 수긍이 간 기억이 있다. 북쪽 창문으로 보이는 늪을 보면 늘 우울한 기분이 들었지만, 기하학적인 모양을 하고 무겁고 단단한 수면에 떠 있는 꽃은 보석처럼 아름다웠다-7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