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가택연금을 선택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고, 유폐된 상태에서 그저 책만 읽었다. 카프카는 말한다. "만약 우리가 읽고 있는 책이 정수리를 내려치는 타격으로 우리를 깨우지 않는다면, 그걸 무엇 때문에 읽어야 하겠어? " 그렇다, "우리 내부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책" 만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나는 부지런히 책을 구해 읽었으니, 이것은 책으로 유폐하는 것이요, 책으로 망명하는 것이고, 책속의 위리안치였다.-38쪽
낯익은 것들은 편안하다. 그 편함에 길들여지면 편한 것을 규준으로 옭고 그름을 분별하는 편협함에 빠지기 십상이다. 편협함에 사로잡힌 자는 자기 지역의 관습과 체험을 우상으로 섬긴다. 그러면 차이에 대한 열린 마음을 잃고 폐쇄적인 지역주의자가 될 수 있다. 몽테뉴는 그런 사람을 이렇게 꼬집는다. "저마다 자기의 관습이 아닌 것을 야만이라 부른다. 우리는 자기가 사는 고장의 풍습이나 견해에서 얻은 사례나 관념만이 오로지 진리나 이성의 규범인 것처럼 생각한다." -206쪽
글쓰기는 자기를 표현하는 일이자 수행이다. 명상 체험을 하며 마음의 가치를 깨닫게 된 나탈리 골드버그는 이렇게 쓴다. "만약 당신 몸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 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비움은 좌망에 이르기 위함이고, 진정한 좌망의 상태란 이성과 지각, 더 나아가 제 존재 자체도 잊는 것이다. 비우지 않는다면 결코 좌망에 이를 수가 없다.-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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