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카페 문화'를 배울 당시, 이를 자랑스럽게 가르치는 프랑스인 선생님의 말에 그리 공감을 하지는 못했다.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중시하던 나에게는 '할 일 없는 백수들의 시간 때우기'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파랗게 젊은 사람들이 일은 안하고, 옷을 돌려 입을 정도로 가난했다면서 백주 대낮 길거리 테이블에 앉아 노닥거리다니! 그들이 서울에 살았더라면 한심한 놈들이라고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백수들의 수다가 프랑스를 움직이고, 또 전 세계로 그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178쪽
파리에 오기 전 내가 상상했던 프랑스 여자는 왠지 사브리나처럼 예쁘고 우아하고 요리를 잘하는, 여성스런 이미지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이곳에 와서 살다 보니 적어도 내가 느낀 파리 여자는, 파리 여자 전체를 이렇게 일반화시켜도 될지 모르겠으나, 보통 살짝 헝클어진 머리와 낮은 톤의 목소리에 담배를 많이 피고, 하나 같이 강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행동파들이었다. -18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