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 푸시 작가정신 소설향 20
이명랑 지음 / 작가정신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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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표지와 달달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을것 같은 제목을 보고 미리 책의 내용을 상상했더랬다. 상당히 달콤하고 유치한 사랑이야기가 되겠구나.. 라고. 그러나 첫장부터 그런 짐작은 쨍그랑. 깨지고 만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할인마트 매장에서 아이가 딸린 한 여자가 우연히 본 전단지를 보고, 가슴이 뛰게 된다. 그 전단지란 문화센터 한 강좌의 제목이었다. '셀 위 댄스? 라틴댄스!' 로 시작되는 문구.

주인공 이소희는 행복한 여자가 아니었다.. 아니 적어도 평범한 가정주부가 아니었다. 첫사랑 찬이라는 남자를 잊지 못했고, 남편과의 관계에는 찬을 떠올리기도 한다. 남편이 벌어오는 월급은 한달 생활비 외에 저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딱 맞았고,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해야 하는 그녀의 엄마는 딸 그녀를 조여오는 제 1의 존재이자. 그녀가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이유였다. 그런 답답한 생활 중 마트엘 갔다가 마주한 댄스전단지 한장.

그녀는 가슴이 떨려왔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서, 처녀적의 꾸밈은 생각할 수도 없었다. 물론 처녀때도 엄마의 횡포로 자신의 취향대로 꾸미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음에다. 3개월에 6만원의 문화센터 댄스강좌. 그녀는 결심을 하고, 아이를 문화센터 한 쪽에 놓인 아기 놀이방에 맡겨두고 매주 금요일 그곳에서 자신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과 마주한다. 금요일이 한 주의 중심이 되어버린 그녀. 그런데, 강좌를 다니면서 좀 더 변화가 생길줄 알았던 그녀의 생활은 예전 그대로였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들처럼 이쁜 옷을 입거나 살을 뺀다거나 그런 변화를 보여줄줄 알았는데. 그녀는 그냥 다른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변화를 구경하기만 한다. 그리고 집에서의 남편몰래 피는 담배 한모금...

화장실에 몰래 숨겨놓은 작은 상자. 그곳에는 그녀가 숨을 쉴 수 있는 것들이 담겨져 있다. 담배와 라이터. 찬의 사진. 그리고 소녀였을때 그녀의 추억들.. 하지만 숨겨 놓은 것은 언제쯤은 발견되고 말테지.. 남편이 이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의 거실 쇼파에서 담배를 한모금 피게 된다. 왜 자신의 삶을 그렇게 살아야 했는지도 모르는채 엄마에게 끌려 그렇게 된 삶. 그녀는 좀 더 자신답게 보이기 위해 신청한 댄스강좌에서도 당당해지지 못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초점으로 우울하게 전개된다. 책의 핑크빛에 매혹되지 말기를.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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