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하는 작별
룽잉타이 지음, 도희진 옮김 / 사피엔스21 / 2010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는데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나름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한데도, 그것이 꽤나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타인이 쓴 책을 읽는데도 이렇듯 시간과 노고가 들어야 하는데, 하물며 글을  쓴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고가 들어야 하는걸까.. 매번 책을 읽을때마다 작가들에 대해 드는 감정이자 감탄이다. 중국 작가의 책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이상하게 그러네..) 오랜만에 접하게 된 여작가의 책으로 에세이집이다. 표지를 들추면, 제일 앞장에 작가의 프로필이 나오고 그녀의 사진이 실려있는데, 상당히 푸근한 모습이다. 한국의 옆집 아주머니 같은 인상의..^^

 

중국에서는 꽤나 알려진 작가임에는 틀림없이 보이는 그녀가 틈틈히 써내려간 에세이 집으로, 가족에 관한(그중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이야기라거나, 자신의 글 이야기, 친구 이야기. 나이가 들어감에 생긴 소소한 이야기 등등이 실린 책으로 소소함을 느낄수 있는 책이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 분들이 읽으신다면, 조금은 더 공감가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남편에 관한 이야기는 하나도 실려있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이상하다. 남편과 헤어짐을 했을지도.. 혹은 먼저 저세상으로 가신지도 모를 일이지만, 남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글이 하나도 없음은 조금 의문점이 드네.. 다 읽은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을 하는.. ^^;

 

룽잉타이 그녀의 어머니는 중풍에 걸렸다. 자신의 딸이 곁에 있어도 '누구세요?'라고 자꾸 되물어 오는 어머니.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대할때면, 그녀는 자꾸 작아지고 가슴이 아파온다. 좀 더 온전한 모습이셨을때 더 많은 것을 함께하고, 더 많은 것을 보여드리고, 더 많은 맛난 음식들을 함께했더라면.. 하는 부끄러운 후회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와 닿았던게 그녀가 어머니와 함께하는 시간들이었다. 부끄러움에서였을까.. 나도 그녀의 부끄러움을 따라가고 있었다. 눈오는 날 읽으면 좋을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로 담겨진 책이었다.. 그리고 어머니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책.

 

 

" 글은 민들레의 뿌리처럼 튼튼해야 한다. 거짓도 치장도 안된다." 아주 평범한 이 화두가 나와 평생을 함께했다. 민들레의 뿌리는 땅속 깊이 내린, 흙과 연결된 존재다. 창공 아래 대지에 뿌리박힌 잡초답다. 에머슨은 어떤 글에서 이런 말을 해서 나에게 영향을 미쳤던 것일까? 출처는 찾지 못했지만, 내키는 대로 책을 뒤적거릳가 그의 시 한 편을 우연히 보았다. 거의 삼십 년 만에 읽은 시는 오랜 친구와의 재회 같은 기쁨이었다. (p.23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