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 두 집 - <시앗(남편의 첩)> 저자의 가슴 아린 이야기
정희경 지음 / 지상사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가정내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것이 요즘 현실이며 대세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아직도 이렇게 둘째 부인으로 사는 여자가 있다니. 한편으론 놀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한 심정으로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정희경 작가 본인의 자전적인 소설로, 이 책을 낸 후 시댁 식구들과 발길을 끊고 산다고 하신다는데,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다..

정말 사랑했던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채 인수와 결혼한 서영은 그럭저럭 무난한 결혼생활을 지속했다. 그러나 몇십년의 결혼생활 중 어느날 자신의 남편에게 이십오년동안 숨겨왔던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니까 남편은 자신의 가정말고 다른여자가 있는다른 가장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더 황당한 것은 그 사실을 남편이 부끄럽게 생각하지도, 또 서영에게 미안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남편의 다른 여자와 함께 셋이서 자신의 집에서 밥을 먹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는 세명이서 함께 여행을 떠난 적도 있었다. 나는 이 남편도 괘씸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서영 그녀였다. 도대체 그 시간들을 어떻게 참아낼 수 있었던 것인지.. 아니, 왜 참고 살았는지. 요즘 사람이라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으나. 남편의 다른 여자와 함께 밥을 먹고 여행을 떠난 다는 것은.. 무슨 드라마 속 이야기 같지 않은가. 물론 서영은 그런 시간들이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많이 힘들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남편과의 이혼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었다.

시앗. 남편의 두번째 여자. 첩..  서영은 남편과의 이혼 후 첫사랑을 만나게 되고, 그와의 사랑을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자신의 옆 빈자리를 채워주는 첫사랑의 남자로 인해 점점 따뜻하고 든든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상처를 치유하면서 보낸다. 자신의 남편과 또 다른 여자. 시앗. 이 세사람의 이야기는 자못 치명적이다. 특히 요즘 시대에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요즘 세대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왠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우가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서영은 아직도 상처를 가슴에 담고 살아가겠지. 현실의 그 서영. 그러니까 작가는.. 육십이 넘으셨다. 지금은 그 첫사랑과 함께 따뜻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 시간들을 잊어버리고 행복한 황혼의 시간들을 보내기를 바라며...

사랑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음을 서영은 보았다. 사랑은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아무도 함부로 정의를 내를 수 없는 것이었다. 관념이 다르고 사고방식이 다르면 두 여자를 사랑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인수 역시 각각 다른 색깔로 아내도 사랑했고 또 다른 여자도 사랑했을 것이었다. 서영은 반드시 도덕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았고 굳이 시대가 변했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성이었다. 인간이 인간을 기만하고 자신으로 인해서 유발된 남의 불행에 무심한 그것이 문제였다. (p;217)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 중의 하나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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