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3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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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책 표지의 사진이 절묘해 읽기 전 웃음이 나왔던 책이다. 그러나 섣불리 책의 내용을 짐작 할 수 없었던 채로 읽기 시작한 책이다. 페널티킥을 앞에 두고, 선 골키퍼의 심정이란. 공을 잡아야 한다는 모든 부담을 가지고, 행동하게 될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제목을 참으로 절묘하게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 블로흐의 불안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인데,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블로흐는 한때 유명한 골키퍼 선수였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런 운동선수. 이 블로흐는 골키퍼를 그만두고 살기 위해 공사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늦게 출근하게 된 그는 현장감독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그것을 자신이 해고되었다고 생각했고, 공사장을 그날로 떠나게 된다.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물론 그날 블로흐가 늦게 출근한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단순히 현장감독이 그를 흘깃 쳐다보았다는 이유만으로 왜 블로흐는 자신이 해고되었나는 생각을 가졌던 것일까. 그날 이후부터 블로흐의 불안은 시작된 것 같다.

그는 공사장을 떠난 이후로 여기 저기를 전전하게 되는데, 특히 그가 자주 머물던 곳은 극장이었다. 그런 이유로 극장 매표소 여직원과 몇번 마주친 그는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되는데.. 다음날 아침 이 여직원이 블로흐에게 당신은 일하러 가지 않느냐는 단 한마디에 블로흐는 그녀의 목을 졸라 죽여버린다. 그리고 다시 떠나게 되는데..

블로흐의 불안이 어디서 기인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 연유도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렇게 블로흐의 불안은 계속되고, 경찰은 그의 자취를 뒤쫒는다. 책 속의 인물들은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말을 종종 잘 이해하지 못해 서로 딴 말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나온다. 블로흐를 중심으로 그런 대화가 이어진다. 그것이 블로흐의 불안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

그리고 축구 경기장을 찾은 블로흐.. 그는 한 관람객에게 자신이 한때 골키퍼였노라고.. 그리고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스러운 심정을 설명해 주면서 책은 끝이 난다. 적절한 제목과 적절한 표지. 블로흐의 불안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는 잘 모른채 읽어 내려갔지만. 지루할 정도는 아니었고. 왠지 제목때문에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책이 되겠다.

"공을 차기 위해 키커가 달려 나오면, 골키퍼는 무의식적으로 슈팅도 되기 전에 이미 키커가 공을 찰 방향으로 몸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면 키커는 침착하게 다른 방향으로 공을 차게 됩니다." 하고 블로흐가 말했다. "골키퍼에게는 한 줄기 지푸라기로 문을 막으려는 것과 똑같아요.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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