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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카엘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
아모스 오즈 지음, 최창모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평점 :
제목의 '미카엘'은 남자이다.
책을 읽기 전. 남자가 읇조리는 '나의 미카엘....' 이라는 뜻의 여자이름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예감은 빗나갔다. 미카엘은 한나의 남편으로, 이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3개월의 교제후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러니까 책의 줄거리는 한나의 시선으로 본, 한나와 미카엘의 사랑이야기와 신혼 생활로 이루어져 있다.
미카엘은 지질학자로 그의 아버지와 고모는 미카엘의 교육에 모든 것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미카엘 또한 그 보답으로 열심히 공부를 함은 물론이다. 그는 한마디로 착한 남자였다. 한나를 열정적으로까지는 아니지만 그의 마음을 다 주었고, 사랑하였다. 항상 그는 좋은 남편이었다. 그런데 한나는 뭐라고 해야 할까... 그녀도 물론 좋은 여자이고, 아내임에는 물론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정신적인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나는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여자들이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한나는 자신에게 한없이 착한 미카엘이라는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꿈을 꾼다. 다른 남자의 꿈을 꾸는가 하면, 항상 어떤 일에도 평온하기만 한 미카엘이 평정심을 잃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열망한다. 자신의 남편에게 만족하면서도 때로는 꿈을 꾼다. 그리고 아프기도 자주 아픈 한나에게 미카엘은 자신의 꿈인 지질학자의 공부또한 성공시키고 그녀를 위해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들의 아이에게까지도...
지극히 평범한 신혼생활과 결혼생활에 이르기까지의 두 사람의 이야기인데도, 한나의 평범하지 않은 생각들은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그녀가 가끔씩 내뱉고, 꿈꾸는 현실과 다른 일들은 행복한 불평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들 결혼 생활이 앞으로 평범한 다른 사람들처럼 행복하게 잘 살것이라고..
그냥. 큰 기복없이, 조용하게 읽혀졌던 책인것 같다. 한나의 미카엘에 대한 생각과 그녀의 결혼생활. 그들 두 사람만의 사랑이야기. 그녀의 돌아가신 아버지와. 남편 미카엘의 아버지 이야기... 나름 소소한 맛이 있었던 고전이었다. 지루하지 않으면서 평온하게 읽힌 소설. 아모스 오즈의 다른 소설은 어떨까 궁금해지면서 책을 덮는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곤 했다. 강한 사람들은 원하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나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p.11)
돌아가신 아버지는 가끔 이런 말씀을 하셨다. 보통사람이 철저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거짓은 늘 저절로 드러나버린다고 말이다. 그건 마치 너무 짧은 담요 같ㅌ은 것이다. 발을 덮으려고 하면 머리가 드러나고 머리를 덮으면 발이 삐져나오고, 사람은 그 구실 자체가 불유쾌한 진실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무언가 숨기기 위해서 복잡한 구실을 만들어낸다. 반면에 완전한 진실은 철저하게 파괴적이고 아무런 결과도 가져다주지 못한다. 보통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우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조용히 서서 지켜보는 것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뿐이다. 조용히서서 지켜보는 것.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