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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개청춘 - 대한민국 이십대 사회생활 초년병의 말단노동 잔혹사
유재인 지음 / 이순(웅진)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나와 똑같은 82년생 개띠. 아마도 20대 중.후반이신 분들은 이 책을 읽고 엄청 공감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같은 공감대의 통쾌! 라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이다.
이화여대를 나온 저자는 몇년간 줄곧 입사 시험에 낙방해오다 종양제거 수술 후 병실에서 읽은 한 권의 책을 입사시험 문제에서 그 책의 줄거리를 써내고 합격한 특이한 이력의 합격자다. 물론 글을 잘 쓰심은 두말 할 나위 없다. 현재는 행정직 회사 4년차로 일하고 있는데, 그녀의 직장생활의 근심.걱정도 숨겨놓지 않는다. 이 책의 집필의도는 '회사 가기 싫어!' 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그녀. 통쾌하고 완전 공감갈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당신은.. 노력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쪽입니까? 아니면 세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게 있다! 라고 생각하는 쪽입니까? 평소에 아무리 최선의 노력을 다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운이란게 있다고 생각해온 나는 이 책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었던가.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있다. 결과가 바라는 대로 되지 못했을때, 내가 더 노력을 안해서 그런 것이라고.. 과연 그럴까? 정말.. 노력을 더 했다면 이루어졌을지도 모르는 일일까?
세상은 어떤 변수가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서 노력한 사람도 그 어떤 변수에 의해 성취 못할 수도 있고, 노력하지 않은 사람또한 작은 변수 하나로 성취를 이뤄낼 수 있다. 그런 변수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뤄낼 확률을 높이려면, 노력을 더 해야 한다.. 이런건가. 모르긴 몰라도, 나는 이런 것들이 모두 싫다. 점점 나이가 들수록 치열한 삶이 싫어지고, 20대 초반의 치열했던 과잉들이 어리석게만 느껴진다.
저자는 직장생활 4년차 동안 자신이 왜 여기서 근무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한다. 아마, 모든 직장인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토록 노력했던 수 많은 것들은 무엇일까..?
읽으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완전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여기 또 있구나! 라며 신나게. 통쾌하게 읽었고, 이 책에 공감갈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음은 물론이다.약간 중심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자신은 채식주의가 되고 싶지만, 고기가 땡겨서 먹는다거나 도륙되는 소들의 이야기라던가. 등이 중간에 등장해서 조금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는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무척이나 공감가는 이야기라 좋았다.
세상은 잔인하다. 노력해도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 때문에 지금 이 순간에도 꿈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이는 꿈꿀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 그런데 왜 팀장님 차장님은 이런 사실을 외면하는가. 만일 그들이 정녕 몰랐다면 지금부터라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른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왜 해도 안 되지 하며 자책하고 있을 때, "미안하다. 사회가 좀 비합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하지? 우리가 좋은 세상을 만들어주마." 하고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p.15)
나도 스물한살 땐 내가 여기서 이러고 있을 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꿈꾸는 것들을 언젠가는 이루게 될 거라고 믿던 시절이었다. 그 착각이 깨지면서 나는 버리고 체념하는 법을 배웠다. 시장에서 매력적인 상품이 되려고 나를 갈고닦다가 내 속의 시인도 혁명가도 로큰롤 가수도 다 죽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는 슬슬 그때가 가물가물하고 지금의 삶이 더 익숙해지려고 한다. (p.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