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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발견 - 사라져가는 모든 사물에 대한 미소
장현웅.장희엽 글.사진 / 나무수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두 형제가 함께 공동으로 펴낸 책이다. 사진 관련 전공에다 사진관련 직업을 삼고 있는 두 남자. 같은 성을 가진 남자형제나 자매들은 자라면서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을까? 5살 터울로 위로 오빠만 있는 나는 학교 다닐때 가끔씩, 같은 성을 가진 언니나 동생들의 이야기가 나올때면 항상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던 것 같다.
형제가 함께 쓴 책이라 역시 이야기 중간 중간에는 동생의 이야기가 나오곤 하지만, 이 책의 중심 이야기는 사물에 관련된 아주 사소한 이야기이다. 우리 주위에 사소하지만. 항상 쏠쏠한 사용감을 건네주는 물건들. 가위라거나. 단추. 지우개. 탁상달력. 나침반.. 등등. 사소한 물건들에 저자의 사소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진관련 일들을 하시는 분들이라, 역시나 사진도 책의 글 만큼이나 많이 나와, 심심하지 않는 책이었다.
비싸진 않아도,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하게 아주 저렴하게 구입한 것이라도 그 어떤 비싼 물건보다 많이 사용하는 물건이 있는 경우가 있다. 내 한몸과 같이 생각되는 그 물건. 나와 오래도록 함께한 그 물건들은 더 이상 너덜너덜해지고, 이용 한도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왠지 버리기 아까운 그런 물건들은 있다. 마치 그 물건에 영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왠지 나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물건들..
누구나 그런 물건이 한두개 씩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 전에는 사용한 물건들이 점점 사라져 간다고 생각될때는 아쉬운 생각도 든다. 고향 집 할머니 집에서 항상 밝혀 주던 알전구라던지.. 그런것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지나쳤던 사소한 물건들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오래전에 잊고 있었던 내가 사용했던 물건들도 생각나고 말이다.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구식이고, 불편한 물건들이 점점 생각나는 건 왜일까.. 내가 나이가 들고 있다는 증거인가? 훗.. 어떤 사소한 사물이라도 그 물건에 기억이 깃들게 마련이다. 좋은 기억일수도 있겠고, 나쁜 기억일수도 있을 것이다. 가끔은. 사소한 물건들에 추억할수 있기를..
오랫만에 사진과 책속의 오래된 물건들을 보면서. 그냥.. 생각에 잠겨보는 시간이 된것 같다. 두 형제가 다음번 책으로는 형제 두 사람만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펼쳐 냈으면 한다.
그 다음에 나는 깨달았다. 이제 내가 살아갈 세상에 괴로운 일만 남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나도 누군가에게 내가 없어진 뒤에도 오랫동안 위안이 되는 사람으로 남을 수 있게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삶에서 시간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그저 보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실은 내 안에 고스란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나는 깨닫게 됐다. (p.68)
사진이라는 단어는 원래 '빛과 그림자로 그린 그림'이라는 뜻으로 알려졌고, 한자를 있는 그대로 풀이해보면 '진실을 적거나 그리다' 정도로 해석된다. 물론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간에 사진이 진실을 그리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사진이라는 단어의 해석은 멋지다. (p.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