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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쓰는가?
폴 오스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작가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행복이기도 하겠지만, 고역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그들에게 직업이고, 또 돈벌이가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왜 쓰는가?'
나는 폴 오스터 작가의 책을 만나기를 기다려 왔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것이 아닌 나의 손에 그의 책이 들어오기를- 그리고 드디어 만나게 된 책이 이 책이다. '나는 왜 쓰는가?' 라는 폴 오스터 작가의 글을 쓰게 된, 아니- 그가 왜 글을 쓰게 되었는지 그 동기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었다.
총7개의 작은 이야기들과 삽화로 이루어진 내용속에서 그가 작가가 된 동기는 하나의 이야기이고, 나머지 6개는 하나의 삽화와 주지사에게 사형제도를 폐지해 달라고 보낸 탄원서. 레즈니코프와 찰스 번즈타인. 살만 루슈디에 관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역시 책의 제목으로 선정된 '왜 쓰는가?' 였다.
작가가 여덟살 때 뉴욕 자이언츠팀의 윌리 메이어스 팬이었던 그는 가족들과 야구장에서 관람 후 오랫동안 그곳에서 수다를 떨다가 경기 후 옷을 갈아입고 천천히 걸어 나오는 윌리 메이어스를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가 사인을 부탁했다. 하지만 그때 여덟살의 작가는 사인을 받을 연필이 없었고, 안타깝게도 윌리 메이어스의 사인을 받지 못하였다. 그 이후부터 폴 오스터는 항상 어디를 가든지 주머니에 연필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그때 그토록 좋아하던 야구선수의 사인을 받지 못했던 꼬마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그가 작가가 된 동기. 어떻게 보면 상당히 재밌기도 하지만 그 일을 계기로 그는 연필을 항상 지니게 되었고, 또 쓰게 되었다. 폴 오스터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몇개의 에세이들이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책이었다. 이 작가의 많은 책들을.. 다시 빨리 만나보고 싶다.
다른 것은 몰라도 세월은 나에게 이것 한 가지만은 확실히 가르쳐 주었다. 주머니에 연필이 들어 있으면, 언젠가는 그 연필을 쓰고 싶은 유혹에 사로잡힐 가능성이 크다. 내 아이들에게 즐겨 말하듯, 나는 그렇게 해서 작가가 되었다. (p.41)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뛰어난 이야기꾼을 몇 명 만났지만, 레즈니코프가 단연 최고였다. 그 날 그가 들려준 이야기 중에는 30~40분씩 걸린 것도 있었고, 요점에서 멀리 벗어난 것처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그는 언제나 완전한 통제력을 유지했다. 그는 좋은 이야기를 하는 데 필요한 인내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야기하는 도중에 불쑥불쑥 떠오르는 세부를 음미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