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피크닉 민음 경장편 2
이홍 지음 / 민음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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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의 친오빠는 매주 토요일 저녁 8시가 다가오기 전에 로또 5000원씩을 항상 사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새언니까지도. 무엇을 가지고 싶다거나 어떤 것을 하고 싶다고 할때 오빠는 항상 말한다. " 좀만 기다려봐~ 로또 되면 다 되~ " 농담 삼아 웃으며 하는 한마디가 이제는 귀가 아프다. 풋. ^^

한주에 대한민국 중 누구 한명. 아니 몇명씩 당첨되는 로또. 하지만 1등이 되어 부자가 된다고 해도 행복한건 아니라고. 예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1등에 당첨된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열광한다. 로또 당첨-

2005년 한 가족이 로또에 당첨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남매. 은영.은비.은재. 아빠는 로또 당첨 이후 이혼을 하였고 엄마는 해외로 유학을 나갔다.  로또 당첨 후 재개발 지역인 강남 압구정 한양 아파트를 사서 들어온 이 가족. 세남매는 2005년 로또 당첨 이후 4년이 지난 2009년 자신들의 한양아파트에서 왜 크리스마스날 큰 가방을 메고 나와야 했을까? 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세남매는 현시대의 사회문제를 각기 안고 있었다.
첫째 은영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을 나왔고 성격도 착했지만. 현재 대기업에 몇번씩이나 낙방을 했으며. 취업이 되질 않고 있다.
둘째 은비. 공부와는 거리가 멀지만 얼굴이 이뻐 남자들과 놀면서 그들의 돈으로 옷을 사고 꾸미고 다니는 아이. 큰 사건은 이 둘째로 인해 발생한다.
막내 은재. 학교에는 전혀 관심없고 오직 인터넷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 그리고 옆집 아줌마와 불륜 관계.

어느날 이 세남매의 한양아파트에 은비를 찾으러 한 남자가 찾아오게 되고. 그가 나간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CCTV의 진술) 크리스마스날 도대체 무슨일이 생긴걸까? 이야기는 상당히 재밌다. 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현대의 시선들. 문제점들을 모두 안고 시작한 소설. 로또라는 횡재를 만났지만. 그들은 날아보지도 못하고 땅으로 곤두박질 치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밝은 제목과 표지의 느낌으로 시작한 책이었는데, 내용과는 전혀 다르다. ^^

 이 집으로 이사 와서 가족들은 거실 유리창도 아닌 부엌 쪽창으로 한 토막짜리 한강이 보인다고 좋아했더랬다. 그랬던 날이 있었다. 이젠 누구도 한강이 보인다고 행복해하지 않았다. 집 어딘가에 붙어 있는 달력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은영에겐 언젠가는 기필코 통유리 가득 훤히 드러나도록, 넓히고 싶은 한강이었다.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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