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인디스토리 엮음 / 링거스그룹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남자친구와 오전에 조조로 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갔었던 기억이 난다. 평소같지 않게 영화관 한관은 거의 꽉 차 있었다. 그리고 꽤나 놀랐던 점은 관객들의 나이대가 40대 중년인분들이 절반정도를 차지했었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그때 이 영화가 꽤나 많은 관객수를 채우고 난 뒤 관람하는 터라 기대를 좀 가지고 봤었다.

영화의 배우는 정말. 딱 3명이었다. 소한마리.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 다 늙어 이젠 버틸 힘이 없다는 듯한 걸음걸이로 느리게 걸어가는 소 한마리와 그 뒤에 타고 계신 다리가 불편하신 할아버지 한분.
 

할머니. 그리고 자연. 환상적인 액션과 스릴. 그리고 브라운관을 난무하는 총알. 관객의 눈을 자극하고 공포와 상상을 주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다. 오직 할아버지와 소의 일하는 모습과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 할머니의 할아버지와의 말다툼. 들뿐이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고향에 대한. 또 부모님에 대한. 그 무엇인가를. 영화가 끝날때쯤에 무언가 가슴에 찡한것을 안고 나왔던 기억이 난다. 엄숙해졌던 느낌이 들었던가.. 또 평소에는 전혀 볼수 없었던 40대의 중년분들과 무언가를 함께 공감하면서 영화를 보고 나왔던 기억은 아주 특별하게 남아있다.

이 책은 그 영화 이후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의미에서 낸 책으로 이충렬 감독이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와(10년의 시간이 걸렸음을..)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와 늘 함께했던 소 한마리를 찍으면서 생겼던 일들을 에세이 식으로 펴내었다. 읽으면서 이 책은 영화를 보신 분들이 읽는다면 더 공감가는 책이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는데, 300만에 육박하는 관객을 동원한 독립 영화 <워낭소리>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이 영화의 제목을 들으면 떠올릴수 있을것 같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소 한마리를. 그리고 더불어 이 책도 함께 생각이 날것 같다. 이충렬 감독의 영화를 제작하게 된 사정과 그 시간들과 또 영화를 찍었던 동안의 웃지못할 에피소드들을 말이다.

아, 그리고 이 책은 초판본만 판매를 하고 더는 안한다고 한다.

 우리는 저마다의 짐을 지고 삶의 고봉을 오르며 크고 작은 봉우리를 만난다. 봉우리 하나에 너무 자만할 필요도, 좌절할 필요도 없다.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 우직함과 성실함이 필요할 뿐이다. 그렇게 느리지만 묵직하게 걸으며 소가 되새김질하듯 스스로에게 끝없이 물어야 한다. 왜 걷는가를. 그것을 꿈이라 불러도 좋고 삶의 목표라 불러도 좋다. 그 한 걸음의 이유를 안다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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