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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밤
하야시 마리코 지음, 양윤옥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여자들만의 이야기로만 만들어진 이야기는 두가지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다. 하나는 상당히 발랄한 여성들의 이야기로 엮어진다거나 또 하나는 우울한 분위기의 여성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 두가지의 이야기 중에서 나는 왠지 후자인 가라앉고 우울한 이야기에 빠져들었었는데 이번 이 하야시 마리코 작가의 책도 그런 류의 책이었다.
총11편의 단편들은 모두 여자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90%가 여성들의 불륜이야기 인데 전혀 불륜으로 생각되어 지지가 않는. 한 가정의 주부로서 그녀들의 생활은 왜이렇게 가슴이 아픈건지.. 그래서 새롭게 다가온 산뜻한 사랑이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그 사랑이 오직 육체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말이다.
일본의 소설책을 접하다 보면, 상당히 심각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책들이 많은 것 같다. 그것이 책 속 주인공의 이야기임에도 또 그네들의 불륜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래서 아마.. 일본책은 매력적인것일까.. 우리나라의 책들은 상당히 무언가 부풀리는 느낌이 있는 것 같은데.. 흠..
여성들만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 나름 괜찮았다..
읽는 내내 멀리서 바라보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아프기도 했지만 여자라서 이런 기분도 있을것이라고 그것이 또 기쁘기도 했던..
차분하고 가라앉은 느낌을 받을수 있었다. 그리고 또 처연한..
가츠히코는 이따금 자신의 인생이 초밥으로 치자면 지극히 평범한, 이를테면 런치 타임에 서비스로 나오는 것 중에서도 가장 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일 비싼 특상품 초밥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싸구려 재료나마 얼기설기 맞춰가며 기를 쓰고 살아왔다. (p.221)
인간은 스스로 정해놓은 지점까지는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다. 그다지 망설이는 일도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였다. (p.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