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상금 1억원. 2009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총 163편의 응모작 중 7편의 작품을 골랐고 심사위원단 9명중 7명이 이 작품을 1위로 꼽았다. 문학상 공모 사상 최초로 몰표로 받았다는 이 작품- 그래서 더 큰 기대감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두 남자의 정신병동 탈출 이야기이다.
책의 약 70페이지까지는 좀 지루하게 전개된다. 주인공인 24살 수명이 다시 정신병원에 들어가게 되는 이력과 또 그와 동갑내기인 류승민을 정신병원에서 만나게 되고 그곳 희망병원의 환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나아간다.

왜, 영화를 볼때 전반부에는 영~ 지루하게 전개되다가 어느 순간 내가 몰입되어 있는 순간을 발견하게 되는데, 딱 그부분이 100페이지 정도였던 것 같다. 정신병동에서 이 두사람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이. 현재는 희망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데, 그것을 가지려고 또는 품으려는 시도조차 하려 하지 않는데, 그 희망이라는 것이 그들의  한켠에 존재하고 있는 느낌. 어느 순간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며 나는 읽고 있었다. 몰입해서-

수명은 자기 어머니의 자살이 자신의 책임이었다는 잠재적인 억눌림이 세상 밖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하였고 승민은 눈에 이상이 있자 계속해오던 패러글라이딩이 금지당했고 눈이 실명될 위기에 처해 있으면서도 오직 자신이 열망하던 패러글라이딩을 꿈꾼다. 마지막 한번의 비행이라도. 그렇게 승민은 정신병원인 희망병원의 탈출을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되고 수명은 그런 승민을 도움으로써 탈출을 시도한다.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신병원에 갖힌 사람들과 그들을 대하는 보호사 사람들. 인간적으로 환자들을 대하지 못하는 그들도 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는것은 아닌지.. 참 괜찮은 책이었다. 라는 생각이 든다. 곳곳에 보이는 블랙 유머들도 책을 읽는 재미에 한몫을 한다.

백일몽에 빠진 듯한 시선들이 제각기 다른 곳을 더듬고 있었다. 무엇을 더듬는지 궁금했다. 저들도 나와 같은 걸 느꼈는지 궁금했다. 그랬다면 그 통증에 대한 진단을 내릴 수 있으리라.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 , 혹은 그 기억이 가져다준 '쓸쓸함' 이라고. (p.159)

 정신병원의 시계에는 숫자판이 없다. 허구,망상,환각,기억,꿈,혼돈,공포 따위의 이름들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시간은 바다처럼 존재하고 사람들은 폐허의 바다를 표류하는 유령선이다.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쯤에 있는가, 어디로 가는가, 하는 것들은 알 길이 없다. 의미도 없다. 자신이 서 있는 지점과 시간의 흐름이 곧 삶이 되는 곳은 반대편 세상뿐이다.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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