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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
오카모토 카노코 지음, 박영선 옮김 / 뜨인돌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식(食) 소설을 아십니까?
먹는것은 살아가기 위한 당연한 조건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살아가기 위한 조건뿐만 아니라 먹는 것의 즐거움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푼다거나 맛집을 찾아다니며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여기 4편의 단편 소설은 단순히 맛있다는 것을 넘어서 음식에 담긴 주인공들의 사연과 가슴이 아릿해져 오는 소설에 맛을 부여한 식(食) 소설 4편이 맛깔나게 담겨져 있다. 1939년에 문학가족 집안의 딸인 오카모토 카노코에 의해 발표된 작품이다.
초밥
초밥집에 자주 찾아오던 한 노인.그의 어릴적 이야기를 듣게 된다. 어릴때부터 밥 먹는 것을 죽도록 싫어하는 아들. 투정이 아니라 아들의 몸이 거부하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아들을 위해서 어머니는 초밥을 아들 앞에서 만들어 보이고, 먹게 하는데. 가슴이 찡한 것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뺨때리기
이 단편은 4편의 소설 중 음식과는 무관한 단편소설이다. 하지만 내용이 특이해서 나름 읽는데 재미가 있었다. 회사에서 아무 이유없이 한 남자로부터 뺨을 맞게 되는 그녀. 그리고 그 남자는 다음날 출근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직장동료와 그 분을 참지 못해 그를 찾아나서는데, 어느날 찾은 그 남자로부터의 진실은..^^
집유령
매일 뜨끈한 추어탕을 음식점에서 한그릇씩 얻어먹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연유와. 그 추어탕 음식점을 대대로 이어내려오며 하고 있는 안주인들의 안타까운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 단편
식마
천재적인 음식맛을 내는 젊은 요리사 그의 이야기와 인간들의 심리를 함께 이야기 해 놓은 단편소설
4편의 단편소설 모두가 식(食) 소설이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나머지 한편의 소설도 재미있는 소재라 괜찮았고. 색감이 돋보인 표지의 느낌과 너무도 잘 어울렸던 소소하고 아릿한 맛을 간직한 식(食)소설이 아니었나 싶다.
젊었을 적부터 이 추어탕을 까닭 없이 좋아한 게야. 어떤 쓸쓸함이 오거나, 괴로울 때도 버들잎에 꼬리와 지느러미가 붙은 것 같은 이 작은 물고기는 묘하게도 음식 이상의 친밀함을 주었지. (p.63)
무침의 조리법은 여자의 화장과 마찬가지로 될 수 있는 맨얼굴의 신선미가 상하지 않게 해야만 하오. 너무 주무른 무침은 분이 두껍게 칠해진 얼굴처럼 기운이 생동하지 않소. (p.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