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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좋은 날 - 제136회 아쿠타가와 상 수상작
아오야마 나나에 지음, 정유리 옮김 / 이레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그렇다고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 외로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더 좋아한다.23살의 저자가 썼다는 이 책은 작가도 역시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함이 분명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섬세한 문체가 내게는 그녀의 경험이라고 말하듯 보였으니까. 이런 마음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은 이런 글을 쓸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스무살의 주인공 치즈는 엄마의 중국 유학을 계기로 그동안 생각해왔던 독립을 하게 된다. 그리고 50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먼 친척인 깅코 할머니와의 도쿄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보내게 되는데.. 책의 목차 구성또한 봄.여름.가을.겨울.봄의 문턱 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치즈는.. 뭐랄까. 감성이 여리기도.. 표현을 잘 못하기도.. 그렇게 이쁘지도 아니한.싹싹하지도 못한 아이다. 그리고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혼자 있는것이 어울리는 그런 아이..치즈는 두번의 사랑을 흘려보내면서 남자와의 사랑이란 시간이 지나면 똑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 또다시 사랑에 빠지고. 실망하고 아파한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치즈의 감성이 나와 꽤나 닮아 있음을 느끼면서 읽은 책이었다. 주인공 치즈의 섬세한 감정과 깅코 할머니와의 자잘한 일상들을 담은 책으로.. 마음이 착 가라앉는 책이 아닐까 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이라는 게 상상이 되질 않는다.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떤 감정으로 서로 맺어져서 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걸까? 엄청난 수수께끼다. 적어도 지금 내 눈앞을 스쳐 지나는 그들이 하고 있는 것과 내가 예전부터 하고 있었던 것은 별개라는 느낌이 든다. 어떻게 하면, 연애를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렘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걸까? 타성에 물들지 않은 채 두 사람이 죽 함께 있는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