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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고갯길 여행
임동헌 지음 / 송정문화사(송정)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여행책은 느림의 미학이 아닐까-사진을 느긋하게 감상하고, 더불어 글을 읽는 속도도 느려진다. 그것은 소설의 스피드함을 느낄수 없는 지루한 느림이 아니라, 느림을 느끼고 싶어서 천천히 읽는 것이라 하겠다.
강원도는 나의 고향이다. 나의 고향 강릉에도 고갯길은 어릴적 삶의 일부분이었다. 등.하교때 왕복3시간이 걸렸던 그 산의 언저리 길들에는 오솔길이라고도 부를수도 있었던 길들이 참 많았다. 말 그대로 꼬불꼬불한. 이 책들을 읽으면서 너무도 반가웠던 것이 그 점이었다. 어릴적 그 닮은 길들을 엿볼수 있었다는것...
특히나 고갯길은 천천히 갈수록 자세히 보게 되는 여행의 매력을 더더 느낄수 있는 곳이다. 화려하거나 볼거리가 아주 많은것은 아니나. 고갯길 나름의 느림과 향기와 고갯길 이쪽과 저쪽의 매력을 볼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실린 고갯길은 총 서른 곳을 담아놓았다. 저자 임동헌씨가 직접 찾아가며.. 감상하며 또 사진을 실어놓으셨다. 그리고 고갯길을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초라하지만 정겨운 집들의 사진이 오롯이 담겨져 있어 시골의 맛도 느낄수 있는 정말 정겨운 고갯길과 시골을 볼수 있는 여행책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꿈구어 왔던 여행에 대한 동경은 해외나 사람들이 자주 찾는 여행지 말고.. 한번쯤은 이런 조용하고. 나무들의 잎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이런 여행은 어떨까- 우리 나라 고갯길 여행 말이다.
고갯길의 매력은 '의외의 방향성'에 있다. 표지판의 화살표에서 조금만 벗어나는 고갯길은 새로운 풍경, 새로운 감각의무대로 여행자를 인도한다.(p.46)
어떤 이들은 묻는다. 고갯길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런 사람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유리창 밖 세상을 궁금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누구나 안다. 고개 너머 사람들도 이쪽의 사람들과 비슷한 삶의 방식을 진행시켜 가고 있다는 것을. 그럼ㄹ에도 불구하고, 유리창 안쪽에서 보는 거리의 모습과 실제로 발 디뎌보는 느낌이 다르듯 고개의 이쪽과 저쪽은 다르다는 것을 사람들은 간과한다.(p.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