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집
가토 유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남자친구가 2년 3개월동안 군복무 중일때- 그때가 아마 내 인생에 있어 기차를 가장 많이 탔던 시간들이었다. 나는 대구 그 사람은 경기도에서 복무. 1년을 사귀고 군대를 갔던 때라 휴가나올때 그리고 복귀할때마다 기차는 우리의 헤어짐과 만남의 장소였다. 휴가나올때가 되서 서울까지 바래러 갈때는 설레임을 또 휴가가 끝나서 안타까움에 서울까지 데려다 줄때는 아쉬움의 장소가 기차였다.

리에는 지금 텅빈 기차를 타고 꿀벌에게 가고 있다. 텅비다시피 한 기차안에는 아주머니 한명만이 반대편에서 주무시고 계실뿐이다.남자친구에게는 헤어짐을 선고받고. 직장은 그만둬 버렸고. 인터넷으로 이리 저리 찾아본 뒤 구하게 된 것이 시골에서 꿀벌을 키우고 꿀을 만드는 직업이었다. 리에의 심정은 사랑에 대한 아픔과. 혼자 계신 엄마의 상처를 더이상은 보듬어 줄수 없는 아픈 심정. 아버지의 자살에 따른 아픈 기억으로 도쿄를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꿀벌의 집'은 매일 바쁜 하루들의 연속이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꿀벌을 돌보러 나가야 했고. 꾸미는것은 생각조차 못하는 생활이었다. '꿀벌의 집' 여성 경영자는 싱글맘이었다. 혼혈아를 혼자서 낳고 새로 시작한것이 '꿀벌의 집'이었다. 그리고 거식장애로 이곳에 와서 마음을 연 아케미. 폭주족 출신이지만 꿀벌이라면 만사 오케이인 겐타. '꿀벌의 집'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상처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곳에서 리에는 자연의 치유를 받게 되고. 꿀벌의 집 식구들과 관계를 맺게 되고 늘 어긋나기만 했던 엄마와의 관계도 점점 발전해 나간다. 그리고 꿀벌들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는 리에. 그들은 모두 그렇게 자신만의 기억들을 가지고 꿀벌을 키우고 상처를 치유한다. 두껍지 않은 얇은 책 속에서 이 모든것들이 들어 있었다.

꿀벌의 달콤함과 공격적인 벌침처럼 벌의 잔혹한 양면을 드러냈으며 거기에 우리네의 기쁨과 상처. 기억. 슬픔을 잘 드러낸 소설이라 오랫만에 맘에 들었던 책이었다.

인간의 감정은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달라서, 다른 사람은 짐작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p.95)

 
기본적으로는 살아있는 게 자연스러운 거야. 절대로 그래. 사람의 일생이란 말이지. 땅속에서 솟아나온 물이 구불구불 흘러서 마침내 바다로 흘러가는 것과 같지 않을까? 그 흐름을 도중에서 의식적으로 멈추려 하다니.. 어떤 큰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 거야. 자연스런 흐름에 따라 잘 살고 있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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