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와타야 리사 지음, 정유리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17살에 문단에 등단했으며, 이 소설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품.그 심사위원단의 중간에 무라카미 하루키가 있었다-어린 나이의 그녀가 소설을 썼다는 느낌을 책 중간중간 받기도 했었지만 나름 괜찮았던 소설이 아니었는가 싶다. 물론 내 관점에서..^^

고등학생인 하세가와는 학교에서 어쩌면 왕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왕따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중심인 왕따. 자신은 다른 아이들처럼 어울리기 싫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리고 또 다른 왕따인 니나가와 라는 남자아이가 어느날 하세가와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

제목의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이란. 하세가와가 니나가와의 등짝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의 등짝을 발로 차 주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아이- 특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올리짱이라는 연애인에 빠져서 사는 니나기와. 그런 니나기와를 딱 고등학생인 마음으로 좋아하고 있는 하세가와. 이 왕따 2명 사이에 생긴 일들을 소설은 조용하게. 고독하게 표현해 내는 책이었다.

나도.. 발로 차 주고 싶다. 남자친구의 등짝을- 풉-

왜 저렇게 섞이고 싶어하는 걸까? 같은 용액에 잠겨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다른 사람들에게 용해되어버리는 게 그렇게 기분 좋은 것일까? 난 '나머지 인간'도 싫지만 '그룹'에 끼는 건 더더욱 싫다. 그룹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끊임없이 나를 꾸며대지 않으면 안 되는, 아무 의미 없는 노력을 해야 하니까.(p.19)

 
이, 어딘가 쓸쓸하게 움츠린, 무방비한 등을 발로 걷어차 버리고 싶다. 아파하는 니나가와를 보고 싶다. 갑자기 솟아오른.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이 거대한 욕망은 섬광과도 같아서 일순 눈앞이 아찔했다.(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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