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굴은 커서 성별을 정하고, 광어는 온도에 따라 성별이 바뀌며, 니모로 더 잘 알려진 말똥가리는 상황에 따라 성별을 바꾼다.
우리 인류의 시작은 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긴 진화의 시간 속에서 어쩌면 성별을 고정시켜 태어나는 것이 오히려 돌연변이일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다수라는 이유로 특권을 누렸지만, 그 특권속에 타인을 차별하라는 권리도 있는걸까.
정말 다수가 옳은걸까.
특정지어진 이들을 배제한체 어떻게 정의와 공평을 말할 수 있는가

악의 평범성이 떠올랐다
사유하지 않으면 인간성은 훼손되며, 기계적 인간이 되어 아무렇지 않게 독가스실의 버튼을 누른다.
내 잘못은 없어요. 몰랐어요. 시키는데로 한 것 뿐.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있을까
아무 생각없이 우린 벙어리 장갑이니 결정장애니 혹은 대한민국의 일반인으로서 누리는 특권을 의식하지 못한체, 괄호밖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알지 못해서 생각없이 한 행동이기에 우린 여전히 선량한 이웃인가.

그래서 필요한 것. 끊임없이 생각하고 되돌아보는 것.
돈벌이가 안 된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인문학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이유며 필수인 이유가 아닐까.
아무 생각없이 나를 상처입하고 타인을 아프게 한다면 그건 더 이상 선량하다 할 수 없다.
유머와 농담에 감춰진 불쾌한 차별들에 , 항의는 할 수 없어도 같이 웃지 않을 수는 있다. 그것만으로도 사회는 변화할 것이다.


어릴 적 친구를 따라 교회에 다닌 적이 있다. 일요일, 그 천금같은 날에 아침 만화도 마다한체 꽤 다녔던걸로 기억된다. 엄마에게 받은 백원이란 거금을 꼬박꼬박 헌금도 했고.
그러다 어린이날쯤? 아이들에게 선물이 골고루 전해졌다. 어린이날에 선물이라니 너무 고맙고 흥분됐다. 내가 받은 건 포장지 속 연필 한자루와 지우개였다. 그래도 그게 어딘가
그런데 내 친구는 종합문구세트를 받았다. 주변 대부분 아이들은 문구세트를 나 포함 몇명은 연필과 지우개.
내가 친구보다 못된 아이인걸까 나쁜 아이라 그런걸까.성경책을 잘 외우지 못해서일까. 어린 나는 이 차별이 나로 인해 생긴 내 책임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친구말이 부모가 같이 다니는 아이들은 문구세트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그 차별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 후 교회를 멀리했지만, 깨달은 것이 있다. 차별을 선물해선 안된다. 이것도 어디야 감지덕지란 없다. 기분나쁜 선물을 받은 것이다 나는. 차별이란 선물. 이 책 속에서 소개된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추석선물처럼.

능력주의에 숨어 있는 편향된 차별들
우리는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차별받아왔다
성적으로 외모로 집안환경으로.
그렇지만 나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억울하긴 하지만 내가 못나서라고, 그것은 너무나 오랫동안 만연되어 있는 차별에 길들여졌기 때문이다.
차별하는 사회와 차별하는 사람이 잘못된 것이지 , 차별받는 이의 잘못은 없다.
내 아이가 어느 곳에서든 그저 아이의 외모나 성적 집안환경으로 막말과 무시속에서 좌절과 패배감부터 배운다면 어떨까. 우리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나는 그랬지만 우리 아이는 그렇지 않기를.
그러나 우린 어른이 되면 우리가 가진 기득권들을 지키려 차별주의자가 된다. 상처를 주고 차별을 하며, 내가 사랑하는 아이에게까지 그 차별의 잣대를 댄다. 무의식속에서 세상의 차별에 익숙해져서이다.

매년 학기초마다 낯선이들 틈에서 “우리”가 되기위해, “그들”을 무시하기도 했던 어린 시절, 결국은 우리도 그들도 상처였던 기억이 난다.

차별받으면서도 상처받은 마음으로 옳지 않은 차별을 없애기보단, 언젠가 그 차별을 행할수 있는 자리에 오르길 기다린다. 그러니 차별이 사라지기가 힘들다.
그러니 언제나 사유해야 한다.
차별이 만연한 곳에서 차별에 익숙해져 차별하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0-09-05 22: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을 글보고 반성 많이 했습니다!ㅠ 무의식속에 존재하는 차별이 저를 뚫고 나오지 못하게 긴장해야겠어요! 즐건 주말되십시요!ㅎ

kpio99 2020-09-06 0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모두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다.”, 너무 와닿는 말이네요.

goeka3850 2021-06-09 17: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온화하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렇게 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