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 일신 베스트북스 4
심훈 지음 / 일신서적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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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주옥같은 문학들은 중고등학교때 필수과목으로 배워야(?) 하기 때문에

소설을 음미하며 읽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공부하듯이 기계적으로 읽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 주옥같은 소설들의 가치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그 중에 하나였다.

외국의 유명한 작가가 쓴 소설들이나 스테디 셀러는 쉽게 잘 사모으면서도

우리나라작가가 쓴 ..예전에 한번쯤은 교과서에 나왔던 작품들은 사기가 좀 꺼려졌었다.

그러다가 정말 맘 먹고 샀던 이 책 "상록수" ..

이 책으로 인해 난 우리 문학에 대한 마인드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상록수의 주인공 영신과 동혁은 어떤 신문사의 주최 행사에 초대되었던 인연으로

연인이 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어려운 농촌현실에 눈뜬 두 사람은 자신들의 사랑과

안위보다는 농촌계몽활동에 열성을 보이는데 둘은 각각 한곡리와 청석골에 자리를 잡고

농민들의 계몽을 위하여 그 삶을 불태운다.

 

예전에 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은 그런 어려운 시대..일제 강점기에 영신이 좁은 교회당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 주재소의 제재로 학생들을 제한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괴로워 하는데..순진무구한 아이들이 담 너머로 과일이 주렁주렁 달리듯

매달려 교실안을 보며 배우려는 열의를 보고 영신이 글자를 더욱 크게 쓰고 악을 쓰듯

가르쳤다는 감동적인 에피소드였다.

 

이 에피소드까지만 알다가..전체의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니 정말 쏠쏠한 재미도 있고

심훈작가의 유려한 표현들..도 참 기발하단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아무리 유명하고 위대한 외국의 작가들이라고 하더라도 그 작품의 진정한 묘미를

번역이라는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그 맛을 못보는데 반해

우리나라 작가가 우리나라 말로 쓴 작품들은 정말 온갖 글의 향연을 최대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말이 좀 비극적으로 끝나는데다..사실 이 작품에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다..나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두 사람의 선각자 적인 면을 부각시켰기 때문에 당시 농촌의 현실과는 좀 동떨어져 있는

계몽활동이였다는 평도 있다.

 

이런 저런 단점들이 눈에 띄긴 해도.. 역시 대단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잘 쓰여지지 않는 옛날 우리나라의 말들도 군데 군데 쓰이고

지금과 달리 순진무구한 젊은이들의 모습도 마음에 와닿는다.

 

현대 작가들의 현대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들도 많지만

 

왜 .. 이상하게도 예전 작품들.. 옛 것들이 더 마음에 와 닿는 것일까?

두고 두고 읽게 되고..손에 잡히는 책들은..빠른 템포의 현대소설이 아닌

구수한 템포의 옛 고전들이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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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07-23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말로 쓴 우리의 작품에서 온갖 글의 향연을 최대한 맛볼 수 있다는 말 정말 와 닿네요. 우리말로 쓴 우리 문학이야 말로 우리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