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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조안 해리스 지음, 김경식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한 십여년 전인가. 조니 뎁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이 영화를 덥썩 봤을때
의외로 조니보다는 영화속의 비안이 너무 매력적이고 그 영화속에 등장하는 가지각색의
초콜렛들과 핫초콜렛..여러가지 이름 모를 스파이스를 가미한 초콜렛 음료들이 너무
환상적이었다. 거기에 비해 조니의 매력이 퇴색할 정도였으니
워낙 초콜렛을 좋아해서 그런가...
그리고 십여년이 지난 후 페이퍼북으로 나온 이 작은 책을 본 후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다. 참 오랫만에 보는 까칠까칠한 신문지 같은 종이의 작은 책!
게다가 번역도 자연스러웠고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 책 속의 주인공들은.. 처음엔 자꾸 영화속의 주인공들과 겹쳐져서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영화속의 캐릭터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들..
특히, 루 라는 매력적인 청년.. 책속에서의 루는 보다 상처를 많이 받은 듯한
보다 거칠은 빨강머리(!) 청년이었다. 영화와 다른 결말 때문에 혼란 스럽기도 했지만
참 괜찮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영화를 먼저 본 후 책을 읽어 버려
캐릭터때문에 혼동이 오긴 했지만 영화와는 다른 매력에 푹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초콜렛과 음식에 대해 상당히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놀랐다.
이 소설의 내용은 작은 프랑스의 시골 마을로 딸과 보이지 않는 고양이 팡투플과 함께
이사온 비안과 이 마을의 유일한 사제의 시점으로 번갈아가며 쓰여졌는데
비안이 이사 온 이후 종교의 율법에 얽매여 있던 조금 어두웠던 마을 주민 들이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마을 사람들의 변화를 두려워한 사제가
비안이 벌이는 일들을 방해하는 양의 탈을 쓴 위선자로 나오는데
조심스럽게 종교의 위선적인 태도에 대해 비판 한 듯한 내용들도 있다.
어찌보면 날카로울 듯한 내용을 작가 특유의 위트로 환상적인 동화로 꾸려가는 듯한
전개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용 외적인 부분에서 언제부터인가 양장본이 판을 치기 시작했는데
그럴듯해 보이고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비싸기만 하고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양장본들이 쉽게 낱장이 떨어지는데 반면
페이퍼북은 종이 질은 거칠지만 쉽게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데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개인적으로 페이퍼북을 선호하는 편이다.
나 처럼 하루에 한권이상 책을 보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화려한 양장본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빌려보기는 싫다. 난 내 손때가 탄 책을
닳고 닳도록 읽는 습관이 있어서.. 그래서 항상 내 책들은 거의 누더기가 된다.
보다 많은 출판사들이 페이퍼북을 대중화 시켜서 가격도 저렴하게 좀더
많은 사람들이 많은 책을 살 수 있도록 그렇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