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비를 참 좋아했다. 어렸을 때는 비가 오는 게 좋다기 보다는 우산을 들고 학교 앞까지 마중을 나오시는 엄마의 모습이 좋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예고 없이 비가 오는 날이면.. 학교에 우산을 가지고 가지 않은 날 대신해서 엄마는 우산을 가지고 학교 앞으로 데리러 오셨다. 그래서 한번도 우산 없이 집으로 비를 맞으면서 가본적은 없엇던 것 같다. 비가 오는 여름날 우산을 쓰고 슬리퍼를 신고 비가 고인 웅덩이에 일부러 들어가 발을 담그면 시원한 느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성인이 되어버린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언젠가 예찬이가 조금 더 자라면.. 비가 오는 날 아이와 함께 비옷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밖으로 나가 물이 고인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철벅거리며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이 한 구석에 있다. 비가 와도 괜찮아 책은 비에 대한 아이의 상상력이 너무나 풍부하게 잘 표현되어 있는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어른인 내가 읽어도 너무 신나고 즐거울 만큼.. 아이의 상상력 속에 마음껏 빠져 들어 그렇게 비에 대한 추억을 다시 한번 꺼내어 보면서 흐뭇했다. 하늘 위 검은 비구름 위를 올라가서 걸어가면 비를 맞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또,사막엔 우산이 필요없을 것 같다는 생각과 비가 오지 않는 북극에 가서 살고 싶지만..수영복을 만드는 아빠 때문에 북금곰들이 아빠가 만든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하면 좋겠다는 아이의 생각들은 정말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상상력들이다. 수업이 끝나가면서 아이는 빗줄기가 그치지 않아 불안해하지만 또 금새 즐거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아무도 자신을 위해 우산을 가져다 주진 않지만.. 누군가가 보내준걸꺼라 생각한 멋진 패하리 우산을 쓰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아이는 비가 오는 날이면 해파리 우산을 기다릴꺼라 말한다. 동화의 내용은 이렇게 끝이 난다. 이 한권의 동화에는 아이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비오는날 우산을 가져다줄 수 없는 엄마,아빠를 기다리는 대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이런저런 멋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아이~ 한번쯤 학교를 다닐 때.. 엄마가 우산을 가져다 주지 않아 속상한 경험들을 가진 아이와 어른들이라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비가 와도 괜찮아~ 아이들에게 어른들에게 작은 추억과 동시에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멋진 책이다. 비가 오늘 날..아이와 함께 읽으며 도 다른 추억을 함께 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