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트 1 Medusa Collection 7
제프 롱 지음, 최필원 옮김 / 시작 / 2009년 2월
평점 :
품절


그렇게도 기다리던 책 두권이 도착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두께에 엄청난 압박이 느껴진다.

이 책을 언제 다 읽지.. 그런 생각을 하며...일단 1권을 집어 들었다.

아이가 낮잠에 든 시간.. 이 시간이 독서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다.놓쳐서는 안 될 시간이기도 하고...

"지하에 들어온 자여,모든 빛과 희망을 버려라!"

책의 띠지에 쓰여 있는 말이 약간은 소름 끼치면서 기대감을 준다.

 

사실 환타지 소설을 읽는 건 내게는 그다지 익숙하지가 않다.

그러나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은...뭐랄까.. 사람의 내면에 내제되어 있는 악에 대한 것 때문은 아니었을까..

이 책은 히말라야 산의 등반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된다.

산을 등반하다가 눈을 피하기 위해 동굴로 들어간 그들..

여기서부터 이 책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러고보니.. 이 책의 처음 내용..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다.

몇달전.. 식구들이 모두 잠든 시간.. 우연히 채널을 여기저기 돌리다가 보게 되었던 영화.. 디센트..

책의 제목과 같은 제목의 영화였다.

원래 공포 영화는 잘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잠시 다른데로 돌려 버리길

반복하며 그 영화를 끝까지 보았었다. 동굴이라는 패쇄되고 깜깜한 공간..

그 공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공포가 느껴질 것 같았다.

그 영화를 보다보면 동굴 속에 사는 괴물이 나오는데.. 그 생김새가 어찌나 흉측스러운지 꿈에 나타날까 무서울 지경이었다.

아무튼.. 내가 보았던 그 영와 디센트와 조금은 비슷한 설정에 혹시나 그 영화의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그건 아니었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아이크이다.

그는 맨 처음 동굴 탐험의 안내자였지만.. 1부에서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온 몸에 있던 흉칙한 상처들..문신들..이상하게 변해버린 얼굴 형태..

동굴안에서 그는 도대체 어떤 일을 경험 했던 것일까... 

이 책의 첫 부분은 다소 시시하게 느껴졌었다. 내가 보았던 영화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의 그런 느낌은 함께 산행을 갔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아이크가 끈적한 피를 보았을 때..자신의 여자 친구의 비명 소리를 듣고도 시체들 사이에 누워 자신의 살길을 모색했을 때부터..

이 책에 대한 느낌이 완전하게 달라져 버렸다.

책을 읽으면서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것 같고.. 가슴이 쿵쾅 거리는 느낌이었지만..

도저히 손에서 책을 놓지를 못했다.하필이면..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 시간.. 스탠드 하나만을 켜 둔 채 이 책을 읽었으니..

그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 글을 쓴 작가는 상상력이 무척이나 풍부한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동굴 속의 지옥.. 누가 감히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거기다가 그의 글 표현력은 어떠한가..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 만큼 흡인력이 있다.

글 하나 하나에 마치 생명력이 들어 있는 듯이 하나 하나 그냥 놓쳐 버릴수가 없도록 한다.

 

1편에서는 사실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이야기의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 이야기가 앞에서 내가 읽었던 이야기와 연결이 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몇번은 확인을 했엇다면.. 과장일런지 모르겠지만..

처음엔 다소 연결이 잘 되는 것 같지가 않아 맥이 끊기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렇게 흐름이 끊기는 듯한 이야기들은

결국 모두 다 한 맥락의 이야기들이다.

인간이 상상하고 있는 지옥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이 소설은..

막연하게 지옥은 끔찍할꺼야라고 생각하고 있던 독자에게 잔인할 만큼 사실적인 묘사로 공포감을 형성한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어둠 속에서 인간을 먹이로 살아가는 헤이들과..

과학의 힘으로 지하 세계를 정복 하려는 욕심 많은 인간들..그리고 종교의 이야기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이어나간다.

 

이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극심한 휴우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실..공포영화를 보았을 때처럼...눈에 직접적으로 본 것이 없어서 머리 속에 뚜렷하게 기억되는 장면은 없지만..

이 책에서 느껴졌던 어둠속의 공포감 때문에 어두 컴컴한 방안에 혼자 있는 게 두려워졌다.

예전같으면 깜깜한 방에 스탠드 하나만을 켜 놓고 컴퓨터를 하고 책을 읽던 나였는데..

지금은 그게 두렵게 느껴진다. 어둠의 공포라는 것이 사람에게 얼마나 극심한 공포를 줄 수 있는 지 알기에..알아버렸기에..

그러한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지옥이 궁금한 자여... 절대 악의 세계가 궁금한 자여... 디센트를 펼쳐보라. 

그곳에서 엄청난 모험과 스릴을 느끼며 어둠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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