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친구를 찾아서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58
조성자 지음, 홍정선 그림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처음 읽기 시작하는데..눈물이 앞을 가려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
내가 읽고 있는 건 분명..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런데..어른인 내가 아이들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계속 읽어야 하는데.. 책을 읽기가 겁이 난다. 또 눈물이 날까봐..
그래도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외할머니의 손에서 자란 손자의 이야기는 내 추억 저 너머에 있는 외할머니를 생각나게 했다.
사실 나는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다.
내가 어릴적에 돌아가셔서 그런 듯 하다.
그러나 어렷품이 기억이 나는 것이 하나 있다면..할머니는 입에 항상 욕을 달고 사셨다.
손주들한테도 당신의 자식들한테도 늘 말 끝 마다 꼭 욕이 들어갔다.
그건 곧 할머니의 마음의 표현이기도 했다.
돌아가실 무렵 치매가 와서 이모들을 참 많이 힘들게 했던 기억도 새록 새록 난다.
그리고 외할머니가 돌아 가셨다는 연락을 받던 날 엄마가 너무나 슬퍼하면서 아주 오랫 시간을 힘들어
하시던 기억도 난다. 나에게 외할머니는 그런 기억이 전부이다.
주인공 민석이와 동생 준석이는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어릴적부터 외할머니가 키우다시피 하며
자란 아이들이었다. 그 아이들에게 외할머니는 엄마 그 이상의 존재였다.
학교가 끝나면 엄마를 대신해 간식을 만들어 주시고, 식사를 준비 해주시고..친구를 잘 못 사귀는 민석이에겐 소중한 친구가 되어 주었고 준석이를 늘 따뜻하고 포근하게 품어 주시는 분이셨다.
그러던 할머니께서 어느날..돌아 가셨다.
모든 식구들이 힘들어하고 슬퍼했다.민석이는 더더욱 힘이 들었다.
친구였던 할머니가 안 계셔서 슬펐고..문득 문득 할머니가 그리워서 슬퍼졌다.
학교가 끝나고 항상 달려가던 할머니 집에도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준석이는 형 민석이가 학교가 끝날 때까지 학원에 다녀야 했고..
민석이는 동생 준석이를 돌봐야했다. 사춘기가 다가오는 민석이에겐 힘든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날,민석이는 할머니의 소원을 생각하게 된다.
"할미의 소원은 민석이가 친구 사귀는 거다"
민석이는 할머니의 소원대로 친구를 사겨보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자신과 친구가 되기 위한 친구의 조건을 글로 써 본다.
반 친구중 어느 누구 하나 마음에 드는 친구는 없었다.
짝꿍 호식이는 더더욱 정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짝꿍 호식이에게 민석이는
많은 매력을 느끼게 되고 친구로써의 우정을 하나 둘 쌓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드디어 민석이에게 할머니가 아닌 호식이라는 소중한 친구가 생기게 된다.
민석이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소원을 이루게 된 것이었다.
이 책은 잔잔함 감동과 함께 오랫동안 그 여운을 남겨 주는 예쁜 동화이다.
요즘 학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아이들의 왕따 현상을 민석이라는 주인공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성적을 위해 이리저리 학원을 다니며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의 모습은 호식이를 통해 보여준다.
주인공 민석이 가족의 모습 속에서는 요즘 우리 사회의 맞벌이 부부 가정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 동화를 읽으며 더 현실감 있게 다가오고 가까운 이야기로 느껴진다.
할머니의 죽음으로 많은 것을 잃은 듯 하지만..
소중한 친구를 얻게 되는 민석이의 이야기는 많은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키워주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든다.. 예쁜 동화로 인해 아직도 내 가슴이 훈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