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 - 상위 1% 인재로 키우는 10년 투자 성공 비결
김미영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유치원에서 수 년간  아이들을 가르치고...유아 미술을 접하면서..

참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었다.

내가 전공한 것이 미술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의 미술에 대해서만큼은 참 많이 신경을 쓰면서 준비하고 아이들과 함께 즐겼던 것 같다.

미술 시간에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평소 때와 다른 표정들을 많이 찾아 볼 수가 있었다.

그것은 미술 활동만이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표정과 행복과 선물이었다.

아이들의 상상력이 가득 담긴 스케치북을 보면.. 정말 놀랍고 감탄스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와..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릴수가 있지?'

보잘 것 없고 하찮은 아이들의 그림이 나는 좋았다.

그 어떤 명화보다도 멋지고 예쁘고 아름답게 보였다.

이따금씩 나는 과감하게 아이들과 온 교실에 큰 전지를 깔아 놓고 아이들과 대담한 미술 활동을 하곤 했는데..

그런 모습을 지켜 보던 동료 교사들은 대단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저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냐고 걱정을 했다.

하지만..아이들에게 어떤 규칙만 정해 주고 나면 그 정해진 규칙 내에서 나를 힘들게 하지 않고

너무나도 자유스럽게 잘 표현해주고 마무리도 나를 도와 깔끔하게 정리를 해 주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나 역시도 그런 아이들의 창의적인 활동을 함께 즐겨서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제목이 맘에 들어 매료 되었다.

아이의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 그 말은 어른들에게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을 존중해주라는 말과도 같다.

아이가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한 공간에 왜 어른들이 손을 대는가..

누군가 내가 그린 그림에 이거 잘 못 된 것 같으니.. 고쳐야 겠다..그렇게 말하며 손을 댄다면..

내 기분은 어떨까..아마도 아주 자존심 상하고 기분 나쁜 일이 되지 않을까...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한번쯤 생각하고 이해한다면.. 아이들의 스케치북에 손들 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스케치북에 손대지 마라는 또 다른 숨은 의미가 있다.

그것은 아이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 할 때 엄마가 아이 스케치북에 절대로 샘플 그림을 그리지 말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나무를 그리고 나면..아이는 자신이 보고 느끼는 나무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나무를 그대로

모방하여 그린다는 것이다..곧 창의성이 사라진다는 이야기다.

아이싀 상상력과 창의력..그것은 곧 미래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의 스케치북에 엄마가 손을 대면..그 순간 아이의 미래에 무거운 족쇄를 채우는 것과 같다고 한다.

정말 충격적인 말 아닌가?

아..정말 다시 한번 유럽 엄마들의 지혜에 감탄을 하게 된다.

 

크레파스 자체가 없는 파리..크레파스가 일본 사람이 만들어 낸 사실을 나는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크레파스가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사인펜과 같은 세밀하게 표현 할 수 있는 미술 도구가 아이들의

섬세함과 창의성을 더 잘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고 보니...아이들과 미술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은 유난히 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리는 걸 좋아했고..사인펜으로 그림을 그렸을 때 더 섬세하고 창의적인 그림들이 나왔다는 기억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아이들 중에서 어릴적에 피아노 학원에 의무적으로 다니는 아이들이 많다.

더구나 요즘은 특기 적성이라고 해서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악기 하나씩은 다 다루어야 한다니..

점점 그 추세가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럽의 엄마들은 그런 우리 나라 아이들을 보며 음악의 감성을 배우기 보다 테크닉을

먼저 배운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것이 음악을 쉽게 포기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유럽의 아이들은 정말 천천히..음악적인 감성과 표현력을 충분히 배우고 익힌 후에 악기를 배우더라도 배운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유학을 가는 유학파들이 대체적으로 음악에 대한 감성이나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음악은 테크닉만으로는 될 수 없다고 그들은 말했다.

 

어릴적에도 그랬지만..지금도 외국 영화를 보면서 부러운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집 앞 마당에 있는 커다란 나무에 지어진 트리 하우스이다.

그곳에서 서양 아이들은 자신만의 아지트를 삼아 자신만의 꿈과 상상력을 펼친다.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이러한 환경적인 조건이 맞지 않아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대신에 아이들과 자연으로 나가 조금 더 많은 것을 보여 주고 느끼게 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성인이 되어 버린 나는.. 그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보다 어릴 적 자연에서 친구들과 뛰어 놀며 지냈던 기억이 더 많이 남는다.

자연이 최고의 장난감이라는 말이 이런 의미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내가 만났다는 것에 대해 나는 대단한 행운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은 저자가 화가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가서 파리의 교육에 대해 느낀 것들을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유럽 엄마들의 교육 방식과 우리 나라 교육 방식을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 속에서 저자가 말해주는 유럽 엄마들의 교육 방식은..너무나 감동스러운 점들이 많았다.

엄마뿐만이 아니라.. 나라의 교육 정책이나.. 학교 자체에서 운영하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은..

아..우리 나라는 언제쯤 이런 모습을 갖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 한번도.. 아직 어린 내 아이를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다.

나중에 아이가 자라서 유학을 가고 싶다고 하면 그땐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가라고 해야지 하고 생각했던 나였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외국에 가서 아이를 공부 시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정도로 너무나 아이들 중심적으로 체계적으로 갖추어진 교육 시스템들은 엄마인 나로 하여금 욕심이 생기게 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23개월인 내 아들에게 사 주었던 크레용을 쓰레기통에 과감하게 버렸다.

촉이 날카로운 무독성 싸인펜으로 다시 사주겠다는 다짐을 하며..

내 아이의 창의성을 위해..그리고 보다 더 나은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이 책에서 배울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 차근 해보리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 스케치북에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엄마가 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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