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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도의 눈사람 - 현직 형사가 그려낸 감동의 휴먼스릴러
성지한 지음 / 형설라이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이 나오기 까지 16년이 걸렸다고 한다.
또한, 현직 형사가 작가라는 점 때문에 무척이나 흥미로울 것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형사가 책을 썼다.휴먼 스릴러... 어떤 이야기일까?
거기다가 제목이 36.5도의 눈사람이란다.
36.5도는 사람이 항상 가지고 있는 정상 체온..
눈사람은 말 그대로 눈으로 만든 사람이 아니던가.
작가는 무얼 말하고 싶어서 이런 제목으로 책을 썼을까...
이 책은 부산을 배경으로 쓰여진 글이다.
이 책의 작가가 부산에서 형사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을까..
이 책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가출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소년 시절..부모에 대한 반항으로 또 집안의 불우한 환경 때문에..성적 때문에..
여러가지 이유로 아이들은 가출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가출은 이제 우리 사회에서 심각하다고 생각 될 정도로 아이들의 가출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아이가 처음 가출을 하고 몇번 가출을 하면 부모들은 가슴을 졸이고 애타하며 자식을 찾아 헤메지만..
가출이 잦아지고 아이가 점점 문제아가 되면 부모들은 아이를 포기하는일이 많아진다.
그리고 아이들은 부모와의 인연을 끊은 채 그렇게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 아이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티비 프로그램에서 간혹 그러한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로 접했을 때..
참 안타까운 심정이 많이 들었다.
아이들의 가출이 이제는 너무나 악하고 험한 사회에서 범죄에 악용되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 갈 수 없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 소설은 그러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잘 담고 있다.
우연한 기회에 가출을 하게 된 선영.. 부유한 집안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선영이는 채팅으로 대학생
오빠를 만나게 되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가출을 했다.
가출을 한 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고 3번의 임신 중절 수술을 하고.. 결국은 더 이상의 임신중절이 힘들다는 이야기와 함께 우여곡절 끝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이미 망신창이가 된 선영이를 아빠는 부끄러워했다.
차라리 죽어주었으면 하고 바랬다. 선영이가 동네의 약국에서 수면제를 구하러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선영이의 죽음을 예감했지만.. 선영의 아빠는 그것을 모른 척 했다.
그리고 선영은 결국 임신한 몸으로 죽음을 택했다.
용태는 친구들과 함께 여자목욕탕을 들여다 보는 걸 들킨 것이 이유가 되어 가출한다.
그러나 친구 중 하나는 조직의 패거리들에게 맞아 죽고 또 한 명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심장을 내어 주기 위해 배에 실려 팔려간다.
용태는 망신창이가 된 몸으로 앵벌이를 하게 되지만.. 침착함과 냉정함으로 결국 살아 돌아오게 된다.
이 책은 아이들이 가정과 학교를 벗어남과 동시에 사회의 뒷골목의 어두운 세계라는 함정에 빠져 드는
과정이 실감나게 묘사 되어 있다.
아이들의 납치,인신매매,성매매,장기매매,앵벌이까지... 폭력조직들의 무섭고 엄청난 일들이
시시각각 빠르게 돌아 가며 독자들의 눈을 사로 잡는다.
이 책은 청소년기의 아이들...그리고 부모들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아이들이 가출을 하게 되면 만나게 되는 위험한 어둠의 세계가 얼마나 잔혹한지가 너무 생생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왔던 한 형사의 편지글 중에 기억에 남는 글이 있어 그것으로 끝맺음을 대신하려 한다..
"눈을 모아 제 나름대로의 눈사람을 만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허물어 다른 모양의 눈사람을
만들고..그래도 한 번 만들어진 눈사람은 겨울이 가지 않는 한,아이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는 한
한해 동안 녹지 않을거야,비록 그 형태는 변하겠지 만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제 주인의
주위를 지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