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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사 - 칼라하리 사막의 !쿵족 여성 이야기
마저리 쇼스탁 지음, 유나영 옮김 / 삼인 / 2008년 9월
평점 :
내가 기억하는 아프리카는 그리 풍족하지 못하고..
피부색이 까맣고.. 항상 물이 부족하고..잘 먹지 못하고..
굶어 죽는 아이들이 많은 나라... 신이 버린 나라..
내가 기억하는 아프리카는 그렇다.
아프리카에 수많은 부족들이 있겠지만..사실.. 내가 아는 부족은 없다.
마사이족은 워낙에 유명하니 안다고 할 수도 없을 것 같고..
부시맨? 부시맨 역시 누구다 다 아는 듯 하다. 이미 영화로도 광고로도 많이 만나 보았으니 말이다.
그러니...내가 아는 부족이 없다고 하는 게 맞는 듯 하다.
니사 책을 처음 받아 들고서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한 여성의 사진이 참 순박하면서도
수줍어 하는 듯한 표정이라는 것이 느껴진다.아마도 카메라라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일까..
책의 제목이 왜 '니사'일까? 궁금했는데..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여인이 이름이 '니사'이다.
이 책은 칼리하리 사막의 '쿵'족이라는 여성의 이야기이다.
저자 '마저리 쇼트탁'의 객관적인 눈으로 본 쿵족사회와.. 쿵 족 여인'니사'가 본 쿵족 사회의
모습을 동시에 책에 번갈아 보여줌으로써 읽는 내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만큼 흥미로움을
주고 있다.
처음 시작되는 저자의 서론은 서론이라고 하기엔 좀 긴 내용이지만.. 쿵족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쿵족 여성의 눈에 비추어진..그들의 가족문화,황야에서의 삶,그리고 성에 대한 이야기,결혼을 하기전의 시험 결혼,결혼생활,일부다처제의 결혼문화,출산,부모가 되어가는 이야기와 부부간의 사별의 고통,
여성과 남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그리고 연애.. 아플때 이루어지는 치유의례,또 다른 이별,그리고 늙어가는 것... 쿵족 여성의 모든 삶이 이 책 한권에 녹아내려져 있다.
사실 이 책은 니사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는데...그 가운데서 그들의 문화가 잘 들여다 보인다.
그러나 니사의 이야기가 곧 그들의 문화라고 이해하는데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여성인 나로써는 이해가 가지 않고 조금 수치스러운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출산을 하는 여성이 혼자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가서 혼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정말 충격이었다. 그렇게 힘든 출산 과정을 혼자서 겼고 책임 져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문득..내 출산 경험을 생각해보니.. 남편이 곁에 있을 때도 그렇게 두렵고 고통스러운데..
혼자서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쿵족 여성들의 출산에 대한 문화가 새삼 냉정하면서도 잔인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또한, 온 식구가 한 집에서 생활해야 하는 만큼 성에 대해서 자식들에게 조차 개방되어 있는 문화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지..난감하면서도 그러한 문화속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눈을 떠 가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너무 어린 나이에 결혼 상대자를 찾아서 결혼을 하는 만큼 상대자가 두번씩이나
바뀌고,남편이 있는데도 다른 남자와 불륜의 관계를 맺고,남편이 죽은 후에는 여러 애인들을 만나는
니사의 삶속에서 억압되어 있지 않고 자유분방하고 개방적인 쿵 족 여인의 삶이 보여졌다.
주인공 니사의 삶을 통해 쿵족 부족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은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책으로 인하여 또 다른 문명의 그들을 알개 되었고,미개인이라는 생각보다는..
그들 나름대로의 문화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내게는 커다란 수확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