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척 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 - 상
A.J.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한손에는 성경책을 들고 또 다른 한손에는 스타 벅스 커피잔을 든채 구약시대 선지자들이 입었을 법한 옷차림을 한 남자가

샌들을 신고 곁에는 양 한마리를 두고 하늘을 우러러 보며 뉴욕 시내를 배경으로 서 있다.

딱 보기에도 우스꽝스럽고 엉뚱해 보이기까지 한 이 책의 표지가 어쩐지 "미친 척하고 성경 말씀대로 살아본 1년"이라는 제목과

참 잘 걸맞는다는 느낌을 주었다.

책을 끝까지 다 읽어 보지도 않았는데 이 책의 내용이 어떠할것 같다라는 느낌도 와 닿았다.

 

나는 31년이라는 삶을 살면서 모태 신앙이라는 그늘 아래서 태어나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크리스찬이다.

나의 부모님의 신앙을 그대로 물려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크리스찬이라면 누구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많은 크리스찬들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하루하루 삶을 통해 피부로 느낄 것이다.

나 역시도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아니 매 순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꺼라는 생각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에이 제이 제이콥스는 미국의 남성 패션 잡지 '에스콰이어'의 편집자이자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의 저자이기도 하다.

이 저자는 비종교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그의 가까운 친척들이 유대교이긴 했으나 유대교의 율법을 완벽하게 지키는 사람들도 아니었고

그것이 그에게 영향을 준 적도 없었다.

그런 그가 종교를 체험해보기로 결심을 하고 방법을 모색하던 중 그의 친척중에 '길'이라는 이모부의 다양한 종교의 체험을 영향 받아

성경을 문자 그대로 실천해보자는 결심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1년 동안 정말 말 그대로 1년 동안의 성경 말씀대로 살아보기 실천에 몰입한다.

 

그의 성경 말씀대로 살아가기는 처음 시작 한 날부터 고난이 따랐다고 이야기 한다.

'두 가지 실로 짠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레위기 19:19) 말씀에 따라 그는 첫날부터 옷의 옷감 성분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하고 급기야 감별사를 부르기에 이른다.

그러나 그의 엉뚱하면서도 말씀대로 실천하기 위한 노력은 365일 동안 정말 끝이 없다.

수염을 자르지 않고 기르기 시작하고,

간음한 자에게 돌을 던지라는 말씀대로 정말 돌을 던지고,

나팔을 불라는 말씀대로 나팔을 사서 부는 연습을 하고,

즐거이 춤추라는 말에 무도회에 가보기도 하고,

초막절을 지키라는 말에 자신의 집 안에 초막을 짓기도 한다.

이스라엘에 가서 광야를 체험하고 오기도 하고, 양을 몰아보기도 한다.

그 밖의 수많은 말씀대로 살기 위한 그의 행동들이 책 속에 가득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가  말씀대로 살기 위해 얼마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알 수가 있다.

그는 자신이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성경 말씀이 있으면 여러 종류의 다양한 종류의 책과 성경을 통해서..

그리고 전문가들을 통해서 조언을 구하고 많은 고민을 하면서 실천을 한다.

그의 책을 읽으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괜히 큰 나라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라는 유일신을 두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았으니 말이다.

그가 신앙적인 주장과 관점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혼란스러웠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6개월 쯤 되었을 때 그는 그 역시도 사람이기에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면서 또 이겨내고,

성경 말씀 대로 살아가기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힘들었던 기도가 술술 나오게 되고,생활 속에서 항상 감사하는 마음도 갖게 된다.

또한,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신다는 것도 믿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1년이 되었을 때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더 이상 수 많은 제약을 받으며 살아갈 일이 없지만 자신의 성경적 자아의 일부는 아직도 자신의 몸 안에 살아 있다"고..

 

이 책을 다 읽고서 난 책을 읽는 내내 흥미롭고 유쾌한 점도 많았지만 약간의 허탈감이 들었다.

크리스찬도 아닌 한 사람이 그저 종교를 체험하기 위해서 택한 성경 말씀대로 1년을 살아보는 체험이

말 그대로 성경 말씀을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좀 더 깊이 있는 하나님의 존재하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성령의 역사하심 등..영적인 신앙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또한, 그의 1년 동안의 삶은 어쩐지 유대교인들의 삶에 가까웠다는 느낌을 져버릴수가 없었다.

이러한 나의 느낌은 나의 신앙적인 관점에서 나온것이니 오해는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러나 저자가 1년 전까지만 해도 비종교인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가 크리스찬인들도 하기 힘든 성경 말씀 대로

살아가기를 실천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또한,1년 동안 저자의 남편이 어찌 보면 참 한심하고도 엉뚱한 체험을 한다고 했을 때 옆에서 지지해주고,

때로는 기분이 나쁠 법한  유출을 한 여인은 부정하니 만지지 마라는 말씀에도 그대로 이해하고 지켜보아준

그의 부인인 줄리 여사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때론 유쾌하고 솔직한  그만의 성경 말씀 대로 살아 본 1년이 나에게 소중한 성경 여행을 마치게 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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