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건축 - 건설한국을 넘어서는 희망의 중간건축
김성홍 지음 / 현암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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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내가 관심을 있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남편의 직업과도 연관성이 있기에 이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주저함이 없었다.

막상 이 책을 접한후에는 사실, 나보다는 남편이 더 흡족해 했고

남편의 견해를 들음으로써 이 서평글을 쓰기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길모퉁이라는 말은 매우 서정적이다.

나의 어린시절에 있어서 이 말은 더욱 그러하다.

어두워져 가는 길모퉁이 흐린 가로등 아래에서 숨박꼭질하며 놀던 기억들은

중년의 나이가 되고보니 다양한 감성을 깨우는 추억이 된다.

그 길모퉁이는 길의 시작이고 길의 끝이었으며 벽의 시작이었고 벽의 마지막이었다.

벽은 곧 집이었고 집의 연결은 골목을 만들었고 그것은 또 길이었다.

 

김성홍 교수의 <길모퉁이 건축>은 최근 읽었던 그 어떤 인문학 서적보다도 서정적이고

그 어떤 전문서적 못지 않은 사실적 논제들과 그 해답들을 품고 있는 책이다.

저자가 더듬고 만지작거리는 것이 추상적인 것이 아니어서 공허하지 않고 전문적인

내용일 수 있지만 비교적 쉬운 문장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건축문화와 현실에 관한 다양한 문제들을 열거하면서

수레, 자동차, 승강기, 온라인 등 네 가지의 큰 테마를 축으로 삼은 것에서부터 독특한 감성으로
독자의 눈길을 끌더니 그 세부적인 Chapter에 이르러서도 흥미로운 제목과 텍스트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대형쇼핑몰 등의 출현으로 골목 상권 등 재래 상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현상에 대해 분석한

것이나 건축물과 자동차와의 상관성에 대한 견해는 새롭게 접하게 된 인식이었다.

작은 길모퉁이 상점의 의미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정책과 연결되고 있음을 직설적으로

밝혀주고 있으며 자동차가 중심이 되고 있는 우리내 삶의 궤적들을 반성하도록 자극하고 있다.

 

승강기가 오늘날의 건축물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토록 컸었다는 사실은 이 책이 지니고 있는

전문성과 재미 가운데 아주 소소한 것이지만 건축에 대한 새로운 이해력을 얻게 된

모티브가 되어 주었다. 여기서도 결국은 걷는 것, 길에 대한 애정을 갖게 하는 것이

저자의 바램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가로수길과 삼청동길에 대한 설명과 그 배경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되어서

집중할 수 있었다. 여기서 밝힌 중간건축에 대한 개념과 그것이 건축의 새로운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함을 역설하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 문화가 다향한 분야에서

이제 역동성을 가지고 우리만의 것을 새롭게 창조되어지는 시기가 바로 이 시대임을

깨닫게 되었다.

또한,

저자의 눈을 통해 정경유착과 갖은 비리의 온상이 건설문화에 스며 있었음을 볼 수 있었고

대규모 도시계획에 따라 자신의 추억과 삶의 배경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것에 대해

무력한 도시인들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을 저자와 함께 공감할 수 있었다.

 

이제, 빠른 경제 변화에 일그러져 온 우리 대한민국의 건축 및 건설문화는 재탄생해야 하겠다

대규모 재개발이나 고층 빌딩의 재건축이 아닌 중소 규모 건물의 재탄생!

여기서 저자가 제시한 바로 그 '중간건축'에

추억과 낭만이 함께 곁들여질 인간미를 불어 넣은 건축문화에 새바람이 불어야 할 것이다

 

...

나는

길모퉁이의 추억과 만나고

추억을 만들고

꿈꾸듯 낭만적인 커피 한 잔을 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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