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치(상,하)/도스토옙스키
무엇이 백치란 말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읽어보니
사람에게 어떤 면을 가지고 있어야 인정을 받는 것인가,
어떤 면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바른 것인가라는 질문을 만나게 되었다.
아가페와 에로스, 필리아와 스토르게라는 사랑의 종류와
집착과 욕망으로 뒤틀린 사랑도 이 작품에서 군데군데 만날 수 있었다.
끝까지 끝을 알 수 없는 전개와 히스테리적이고 악한 인간 내면,
그와 완전 반대적인 순수와 고결한 인간의 내면의 대립이 작품의 끝까지 나의 눈을 붙들었다.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나스타시야. 그리고 본 것도 없어요.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나의 생각으로는 내가 당신에게가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영광을 베풀어 주는 겁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당신은 고통을 받아 왔고 그런 지옥속에서도 순결한 몸으로 빠져나왔어요. 그건 대단히 많은 걸의미합니다. 무엇 때문에 수치스러워했고, 또 로고진을 따라 나서려는 겁니까? 그건 극단적인 흥분 상태에서 야기된 거요……. 당신은 토츠키 씨에게 7만 루블을 돌려주고 여기에 있는 모든 것을 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어느 누구도 그런 행동은 하지 못할 겁니다. 나스타시야, 나는... 당신을사랑합니다. 나스타시야, 나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나스타시야, 나는 그 누구도 당신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우리가 가난…해진다면 나는 일을 할 겁니다, 나스타시야.」p323 - P323
10만 루블이 들어 있어요! 내가 이걸 모든 사람이 보는 데서 지금 벽난로의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버리겠어요. 모두가 증인이에요! 이 돈 보따리가 화염에 싸이는 순간 벽난로 속으로 기어 들어가는 거예요. 그러나 장갑을 끼면 안 돼요. 맨손이어야 해요. 소매를 걷고 불 속에서 돈뭉치를 끄집어내는 거예요! 그걸 다 끌어내면 이 10만 루블은 모두 당신 것이 되는 거예요! 손가락에 화상을 좀 입는 대신 10만 루블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니 잘 생각해 봐요! - P339
연민은 로고진 자신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와 교훈을 줄 것이다. 연민이야말로 모든 인간 존재에게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법칙이다.p449 - P449
무엇보다도 공작은 다루기 힘든 백치이고 세상을 알지도 못할뿐더러, 사회적 지위도 없는 바보예요. 그런 인간을 누구에게 선보이며 어디다 내세우냔 말이에요? (하 중에서) - P366
가톨릭과 반대되는 정신적 입장을 취하고 있긴 하지만, 사회주의는 종교가 상실한 정신적인 권위를 차지하려 하고, 인류가 애타게 호소하고 있는정신적 갈증을 해소하려 하고, 인류 구원을 그리스도>가 아닌 폭력)을 통해 얻으려 한다는 점은 가톨릭과 별다른 점이없습니다. 사회주의 역시 폭력에 의한 자유, 칼과 피에 의한결속을 다지려는 것에 불과합니다! 〈신을 믿지 마라, 사유 재산도 가지지 마라, 개성도 살리지 마라, 2백만 민중이여!fraternite ou la mort(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그들이하는 짓거리로 미루어 보아 어떤 부류라는 걸 쉽게 알 수 있을겁니다. P437(하 중에서) - 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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